지난달부터 본격화된 국산차 업체들과 노조간의 올해 임.단협 교섭이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와 기아차, GM대우차, 쌍용차 등은 지난달부터 차례로 노사간 임.단협 교섭에 들어갔지만 현재까지 일부는 본격적인 안건 협상을 벌이지도 못하는 등 난항을 겪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노사가 지난달 2일부터 올해 임.단협 교섭을 시작, 22일까지 13차례 본교섭을 가졌지만 노조의 단체협약 요구안을 회독하기만 했을 뿐 어느 한가지 조항에도 합의하지 못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월 임금 10만9천181원 인상, 당기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800%로 인상, 주간연속 2교대제 실시, 국내공장 축소나 폐쇄 및 해외 공장 건설때 노사합의, 정년연장 등을 요구한 반면 사측은 임금피크제 도입, 신기술 도입과 공장이전 등에 대한 노조통보기한 삭제 등을 제시한 상태다. 올해 초 채용비리에 따른 총사퇴로 새 집행부를 꾸리면서 예년보다 늦은 이달 12일 임금협상 1차 본교섭에 들어간 기아차 노사도 현재까지 4차례 교섭을 가졌지만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노조는 기본급 10만7천485원 및 라인수당 1만6천336원 인상, 가족수당의 통상급화, 성과급 300%+α 및 2004년도 추가성과급 100% 지급 등의 임금요구안과 고소.고발에 따른 벌금 사측 부담 등을 내용으로 한 9개 별도요구안을 제시해 놓고 있다. 올해 임금협상만 갖는 GM대우차 노사도 지난달 10일부터 11차례 교섭을 열었지만 노조의 임금 18만3천807원 인상 등의 안건을 놓고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으며, 쌍용차도 지난달 14일 상견례 이후 9차례 교섭에서 노조의 별도요구안만 논의했을 뿐 임금협상안은 다루지도 못하고 있다. 더욱이 현대차와 기아차, 쌍용차가 내달 첫째주, GM대우차는 둘째주에 각각 여름휴가를 위해 공장 가동을 전면 중단할 예정이어서 예년의 경우 대체로 6-7월, 늦어도 8월 안에 마무리됐던 올해 차업계의 임.단협 타결이 한층 늦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자칫 일부 업체의 경우 노사간 이견차를 좁히지 못함으로써 노조의 파업 돌입 등 양측의 물리적인 마찰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현대차 노조의 경우 최근 `임단투 속보'를 통해 "사측은 하계휴가 돌입 전까지 노조 요구안에 대한 수용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는다면 노조는 투쟁을 준비할 수 밖에 없다"는 강경 입장을 밝혔다. 또 GM대우차 노조는 최근 창원공장 등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임금협상에 대한 쟁위행위 찬반투표를 실시, 68.6%의 찬성으로 가결시켜 놓은 상태다. 그동안 임.단협 과정에서 현대차의 경우 2001년 20일, 2002년 13일, 2003년 25일, 2004년 5일, 기아차는 2001년 5일, 2002년 10일, 2003년 9일, 2004년 5일씩 각각 노조가 파업을 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비정규직 문제 이슈화와 집행부 교체나 채용비리같은 내부 문제 등으로 인해 대부분 차업계의 임.단협이 늦게 시작됐다"며 "최근 노동계의 분위기마저 전체적으로 침체된 상태여서 임.단협 타결이 다소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인철 기자 aupf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