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창공을 날고 싶다. 그것도 아주 높이 날고 싶다. 날개 달린 새가 부럽다.'


하지만 인간은 추락할 수밖에 없는 존재. 혼자 몸으론 단 2m도 솟아오를 수 없는 운명을 지녔다.


그렇다고 새가 되는 듯한 경험을 해볼 수 있는 방법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수십m를 날아 내려오는 스릴을 맛볼 수 있는 번지 점프라는 레포츠가 있다.


강원도 인제에 가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번지 점프대가 있다.


높이는 무려 63m.하지만 밑에서 올려다볼 때는 그다지 공포심이 느껴지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까짓 것 뭐∼ 대충 뛰어내리면 되지' 하는 생각이 든다.


특히 군 복무를 마치고 온 사람이라면 자신감은 더욱 크다.


그러나 막상 점프대 위에 서면 사정이 달라진다.


까마득히 발 아래로 흐르는 도도한 강물과 강가에 흩어진 수많은 바위들이 예사롭지 않다.


뛰어내리면 그대로 부딪치고 말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짜릿함을 더하기 위해 발목만을 뒤에서 묶은 상태.마치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맨몸으로 추락해야 하는 느낌이다.


점프대에 서서 볼을 스치고 지나는 고공의 빠른 바람에 은근히 겁을 먹을 때면 영락없이 조교의 구령이 시작된다.


"하나, 두∼울, 셋, 번지!"


"번지∼" 복창과 함께 눈을 질끈 감고 창공을 향해 몸을 날린다.


나락으로 빨려들어가는 듯한 속도감과 함께 다리의 피가 순간적으로 몰린다.


허벅지와 엉덩이를 타고 문자 그대로의 짜릿함(?)이 느껴진다.


이윽고 최저점.갑자기 '턱' 하는 느낌이 나더니 몸이 다시 10여m를 솟구쳐 오른다.


'하늘을 나는 느낌이 이런 거구나' 하는 쾌감이 느껴질 만하니 어느새 다시 한번 더 추락! 이렇게 몇 번을 반복하더니 번지 점프의 짜릿한 경험은 끝이 났다.


레포츠 천국 인제에는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X게임이 다양하게 존재한다.


'슬링 샷'이라고도 불리는 '번지 불릿'은 사람을 구형 기구에 들어앉힌 채로 하늘로 쏘아올리는 것.안전 바를 내리고 편안하게 앉아 있으려니 갑자기 몸이 '슉-' 하는 소리와 함께 하늘로 치솟는다.


1초도 되지 않는 찰나에 도달한 높이는 무려 지상에서 45m, 줄에 매달려 아래위로 요동치는 구형 기구는 360도 회전하고 다시 반대 방향으로 돌기도 한다.


구경하던 사람들과 산천초목의 모습이 머리 위로, 그리고 다시 다리 아래로 꼬리를 그리며 순식간에 스쳐간다.


이밖에도 줄에 매달려 1km 구간의 물 위를 건너는 '플라잉 폭스'는 공수부대의 도하 작전을 연상케 하고 '길이라도 좋다, 물이라도 좋다'며 달리는 수륙양용차,마운틴 바이크,서바이벌 게임,국내에서 가장 험난하다는 래프팅 코스 등 놀거리가 즐비하다.


인제=장유택 기자 changy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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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수첩>


서울에서 구리와 양평을 지나는 6번 국도를 따라가면 인제까지 2시간30분 정도면 당도할 수 있다.


피아시추어탕(033-462-2509)은 걸쭉할 정도로 진한 국물의 추어탕의 맛으로 인근에서 유명하다.


1인분 6000원. 메기 매운탕 역시 맛이 일품.3만원짜리 중형만 시켜도 3∼4명이 배불리 먹을 수 있다.


인제군에서 민관합작으로 운영하는 아름다운인제관광(033-461-5216)은 국내 최대의 X게임랜드를 마련해 놓고 있다. 각종 모험레포츠는 물론 숙박시설 예약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