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설수가 끊이지 않는 아널드 슈워제네거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가 취임 직전 보디빌딩 잡지와 컨설팅 계약을 체결한데 이어 이 잡지의 주 수입원인 영양보충제 회사 규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사실이 밝혀져 말썽이다. 14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인터넷판에 따르면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취임 이틀전인 지난 2003년 11월 15일 보디빌딩 잡지 `머슬&휘트니스(Muscle & Fitness) 등을 출판하는 아메리칸미디어측과 광고 수익의 1%를 받는 조건으로 컨설팅 계약을 맺었다는 것. 아메리칸미디어와 슈워제네거 주지사측은 구체적인 액수를 밝히길 거부하고 있지만 그가 받는 돈은 약 800만달러(약 83억원)가 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현행법은 주지사 및 기타 선출직 관리들이 다른 직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있고 계약서상에도 "일반적인 직무 시간에 회사를 위해 일할 것을 강요하지 않는다"고 되어 있어 외관상 큰 문제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지난해 청소년 보호 차원의 영양 보충제 산업을 규제하기 위해 재키 스파이어 주 상원의원이 발의해 마련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으로 안보교류위원회 조사 결과 밝혀졌다. 내셔널 인콰이어러, 더 글로브, 타블로이드지인 더 스타 등을 출판하고 있는 아메리칸미디어는 또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최근 디즈니 테마파크에서 출범시킨 휘트니스 관련 면세 그룹에 6년간 150만달러를 기부키로 계약한 사실도 있어 이번 사건의 의혹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이밖에 `머슬&휘트니스'지 6월호에서 영양제 산업을 옹호하는 칼럼을 게재했고 8월호에서는 영양제 증진을 위한 새 로비그룹을 지지하는 글을 썼다. 워싱턴 소재 책임정치센터의 래리 노블 전무이사는 "이는 이제껏 보았던 것 가운데 가장 추악한 사례 가운데 하나"라며 "그가 누구를 위해 일하는지, 공공에 대해 품고 있는 생각이 어떠한지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슈워제네거 지사 대변인인 마르기타 톰슨(여)은 "주지사는 아메리칸 미디어를 위해 직접적인 판매 또는 마케팅 활동을 하지 않았고 광고 수익을 늘리기 위해 어떤 광고주들과도 개인적으로 접촉한 일이 없다"고 주장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장익상 특파원 isja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