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진출 2년째인 이승엽(29. 지바 롯데 마린스)이 열도 적응을 끝내고 타율 3할-30홈런 목표를 향해 순항 중이다. 이승엽은 12일 세이부 라이온스전에서 시즌 20홈런을 쏘아올리며 30홈런 목표에 10개 차로 다가섰다. 소프트뱅크 호크스의 주전 포수 조지마 겐지와 함께 퍼시픽리그 홈런 더비 공동 5위에 랭크된 그는 리그 정상급인 0.608의 장타율을 앞세워 홈런포를 양산하고 있다. 특히 2군으로 강등되며 시즌을 늦게 시작하는 바람에 리그 홈런 선두인 마쓰나카 노부히코(28개) 훌리오 술레타(27개. 소프트뱅크 호크스)보다 94~106타석 적은 256타석에서 20홈런을 터뜨리는 기염을 토했다. 12일까지 팀이 84경기를 치러 규정 타석은 260타석. 좌완투수가 나오면 벤치를 지키는 탓에 규정 타석 진입이 늦어졌으나 5타석 이상만 채우면 타격 랭킹에서도 이승엽의 이름을 찾을 수 있다. 이날까지 타율 0.272를 마크한 이승엽은 타격 랭킹에서 22위권에 오르게 된다. 안타가 63개에 불과하나 타수가 적은 만큼 안타를 몰아치면 칠수록 타율이 급상승하는 이점도 있다. 타점 부문에서는 46타점으로 역시 조지마와 함께 리그 공동 15위에 랭크 됐다. 일본 통산 100타점 고지는 이르면 주말 오릭스 버팔로스전에서 등정이 가능하다. 전반적으로 지난해 타율 0.240, 14홈런, 50타점보다는 훨씬 나은 성적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팀당 135경기씩 벌이는 퍼시픽리그에서 롯데가 앞으로 치러야할 경기는 51경기. 67경기를 치른 이승엽이 전경기에 출장한다고 가정하고 지금까지의 성적을 단순환산하면 그는 올해 홈런 35개, 81타점을 올릴 전망. 개인 성적도 중요하나 더욱 중요한 것은 팀 성적. 마린스가 플레이오프 진출이 유력한 상황에서 가을 잔치에서 맹활약한다면 그의 주가는 더욱 올라갈 수 있다. 올 시즌 후 마린스와 계약이 끝나는 이승엽은 일본 잔류, 미국 진출, 한국 유턴 등 여러 방법을 놓고 고민 중이나 성적이 좋다면 일본에 머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부진으로 절치부심, 시즌 내내 짧은 머리를 유지하며 자신에게 채찍질을 아끼지 않고 있는 이승엽이 어디까지 기록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cany990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