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퇴직자들이 울산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을 지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현대중공업 공채 1기들이 지난 2003년부터 한 해 1000명 안팎 퇴직하기 시작하면서 이들이 받은 퇴직금이 부동산시장에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새 아파트 분양률이 높고 분양가도 지방에선 드물게 평당 1000만원을 돌파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울산에서 최근 아파트 분양에 들어간 A건설사 관계자는 "아파트를 보러 오는 고객 중 상당수가 현대중공업 퇴직자들인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분양권 전매금지 규제가 완화되면서 투자 목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에서 정년을 채운 직원이 받는 퇴직금은 7000만~8000만원 선인 것으로 분양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이 회사에선 올해도 1200여명의 근로자가 퇴직할 예정이다. 울산 P공인 관계자는 "연말 퇴임식이 끝나고 연초만 되면 올해 투자재료가 어떤 게 있는지 물어보는 고객들이 유독 많다"면서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고속철도 역사 후보지로 선정된 울주군 삼남면 일대의 농지가격은 작년보다 4~5배 뛰었다"고 전했다. 울주군의 한 공인중개사는 "현대중공업 퇴직자들이 올 들어선 전원주택지로 쓸 수 있는 임야를 많이 찾고 있다"면서 "일부는 좋은 땅을 찾아 경주나 영천까지 원정간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