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시.도별 배치 확정과 기업도시 후보지 선정을 앞두고 지방 부동산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공공기관 이전 예정지와 기업도시 후보지를 중심으로 땅을 구입하려는 외지인들이 몰려드는가 하면 부동산중개업소가 우후죽순격으로 들어서는 등 땅값 상승 징후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그러나 땅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에 때문에 매물이 대부분 들어가 실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일선 중개업소들은 "아직 소문뿐인데도 호가만 치솟고 있다"며 "섣불리 추격매수에 나설 경우 큰 낭패를 보는 피해자가 나타날 수 있다"고 걱정했다. ◇강원 = 강원도내 부동산업계는 공공기관 이전이 혁신도시 예정지 주변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되 실제 거래는 없는 관망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예정지역 땅값이 이미 오를대로 오른 데다 해당 공공기관들이 도내 어느 지역에 배치될지 아직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발 기대심리와 함께 수도권 개발지역의 수조원대에 이르는 토지보상비가 도내로 유입되면서 인위적인 가격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원주지역은 기업도시 지정과 공공기관 유치가 유력시되면서 토지거래허가구역에 이어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돼 부동산 시장이 일시적인 위축현상을 보이고 있다. 기업도시 후보지인 호저면과 지정면 일대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이기 전인 지난달 말 토지거래가 하루 평균 130-140건에서 최근 100여건으로 감소했지만 예상과 달리 개발기대 심리로 부동산시장 자체가 얼어붙지는 않고 있다. 현재 원주지역은 기업도시구역 밖 임야를 평당 4만-8만원에 사들여 200평 안팎으로 분할, '기업도시가 들어서면 상업지역으로 바뀌는 지역'이라고 현혹해 서울 등 수도권의 매입 희망자를 대상으로 30만-45만원선에 내놓는 이른바 `기획부동산'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원주와 인접한 횡성지역과 동계올림픽 국내 후보지인 평창지역은 개발 기대심리가 강해 부동산 거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올해 횡성지역에서 거래된 토지 4천500여필지 1천800만여㎡ 가운데 외지인은 3천500여필지 1천300만여㎡를 사들였고 평창지역에서도 올들어 지난달 말까지는 7천587필지 가운데 56%인 4천297필지를 매입했다. 관광공사 유치를 희망하는 춘천의 경우 동내면이 지난해 땅값이 배로 뛰면서 평당 40만원 이상을 호가하고 있으며 동면지역도 평당 30만-35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또 경춘선 복선전철사업이 추진되면서 전철이 완공될 경우 수도권과의 접근성이 좋아진다는 기대심리로 부동산업자들의 `묻지마 투자' 권유가 성행하고 있다. 동홍천과의 고속도로연결사업으로 인해 홍천지역도 기획부동산 업자들이 향후 개발 가능성이 높은 지역을 선점하며 땅값을 부채질하고 있다. 강원랜드 스몰카지노 개장과 함께 정선 사북.고한지역을 중심으로 불던 폐광지역 투기바람은 2003년 3월 메인카지노 개장 이후 거품이 빠지고 있으나 2006년 말 강원랜드 스키장 개장을 앞두고 사북읍내와 국도 38호선에 접한 고한읍 일대 토지는 평당 수백만원에 이르는 등 여전히 강세다. 또 석탄산업합리화사업단 등 공공기관 유치를 희망하고 있는 태백지역은 서학레저단지 조성 등 각종 대규모 개발사업이 추진되면서 개발예정지 주변 땅값이 1년만에 최고 2배 가량 오르는 등 지가가 오름세를 타고 있다. 철원의 경우 경기도 파주에 LG필립스 LCD 공장 건설 등 수도권 북부지역 개발의 영향으로 발생한 2조원대의 보상자금이 유입되면서 토지거래가 크게 늘어 지난 4월 땅값 상승률(1.381%)이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았으며 평당 5만-6만원이던 땅이 15만-20만원대로 뛰고 외지 부동산 중개업소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다. 인근 화천은 파로호 관광단지 조성과 간척스키장 개발 등으로 올해 공시지가가 36.26%나 상승했으며 현재 논밭이 평당 3만-5만원대, 임야는 5천-1만원대, 산림보전지역은 2천원 내외에서 거래되면서 부동산 투기세력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충남 = 지난해 신행정수도 건설과 충남도청 이전 계획 등으로 한바탕 투기열풍이 몰아쳤던 충남은 최근 기업도시 및 지역특화발전특구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서해안을 중심으로 부동산값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관광레저형 기업도시(면적 1천558만.472만평)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 태안의 경우 기업도시 지정 신청 직전인 지난 3월 지가변동률이 0.647%로 전국평균 0.348%에 비해 배 가량 상승하는 등 땅값이 급등세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8월 25일 토지투기지역으로 지정되면서 잠시 감소세를 보였던 이 지역의 외지인 토지거래량이 올들어 다시 증가세를 보이면서 땅값 상승을 부채질하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지오 윤희신(39) 대표는 "요즘 기업도시 예정지인 남면 당암리 일대 땅값이 평당 15만원선으로 지난해 말 7만-8만원에 비해 배 가량 올랐다"며 "하지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소문과 생태자연도 1등급 지정계획 발표로 기업도시 지정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면서 보합세를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땅값이 일시적인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지난 23일 태안지역이 부동산 거래시 실수요 목적임을 소명해 관할 군청에 토지거래계약을 받아야 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서 급매물이 나오고 있다. 태안 기업도시 후보지 인근인 서산간척지 B지구에 '지역특화발전특구(웰빙.레저특구)' 개발이 추진되고 있는 서산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S부동산 관계자는 "웰빙.레저특구 개발이 추진되면서 부석면 서산간척지 B지구 일대 땅값이 15만원선으로 지난해 말 10만원에 비해 50%나 뛰었다"며 "하지만 최근 서산이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외지인의 토지거래가 끊기면서 천정부지로 치솟던 땅값도 주춤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 = 충북의 기업도시 후보지 및 공공기관 이전을 앞둔 충주 인근을 중심으로 땅값이 들썩거리고 있다. 충주지역은 올해 초에 비해 논밭과 임야 등 가격이 2-3배 뛰었으나 최근에는 땅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속에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신니면 지역의 경우 도로에 접한 농업진흥지역이 연초 평당 3만-5만원선에서 현재 10만원까지 뛰었으며 동서고속도로 인터체인지 건설 예정지 부근(관리지역)은 1월 평당 10만원선에서 현재는 20만원선을 넘어서는 등 땅값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기업도시 예정지인 주덕읍의 경우 지난 1월 2개소에 불과했던 부동산 중개업소가 현재 26개로 무려 13배나 늘었고 최근에도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잇따라 문을 열고 있다. 업주들은 대부분 외지인들로 서울과 경기도, 청주, 경상도 등지에서 진출했으며 그동안 장사가 안돼 비어있던 점포들도 부동산 중개업소가 입주하면서 활기를 띠고 있다. 지난달 말까지만 해도 전답 매매시 필요한 농지취득자격증명을 위해 읍사무소에 하루 30-40건씩 서류가 접수됐으나 최근에는 3-4건으로 줄어들었는데 이는 토지 소유자들이 매물을 대부분 거둬들였기 때문이다. 또 기업도시 예정지 인근인 신니면과 앙성면, 이류면 지역도 부동산 중개업소가 우후죽순격으로 난립하고 부동산을 매입하기 위해 찾는 외지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충주가 투기지역으로 지정되고 매물이 나오지 않자 반사이익으로 주덕 인근의 음성 소이와 원남면의 땅값도 소폭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반면 청주, 청원권은 호가가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는 데다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과열 조짐은 감지되지 않고 있다.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은파.임보연.박재천.정윤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