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지난 4월부터 발효된 공정거래법상의 계열 금융회사 의결권 행사 제한규정과 관련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해 파장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을 취재기자와 알아 보겠습니다. 양재준 기자.. 먼저, 삼성그룹이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를 통해 개정 공정거래법에 대한 헌법소원이라는 초강경 대응을 했는데, 이에 대해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삼성생명의 이번 헌법소원은 정부의 재벌 정책에 대한 법의 판단을 의뢰한 첫번째 헌법소원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법리공방이 펼쳐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계 안팎에서는 재벌그룹이 기업규제와 관련한 법규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 자체가 처음이라는 점에서 향후 사태 추이에 촉각을 세우고 있습니다. (S : 삼성전자 경영권 방어 문제) 삼성이 금융계열사 의결권 행사 제한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것은 무엇보다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 문제 때문입니다. 삼성그룹측은 헌법소원 청구 사유로 개정된 법이 재산권을 침해하고 평등권의 원칙에도 반한다고 밝혔지만, 금융계열사의 보유 주식 의결권이 제한되면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저변에 깔려 있습니다. 지난 4월 개정 발효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은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 등에 대해 금융.보험사의 계열사 의결권 제한을 비롯해 상호출자와 계열사 채무보증 금지했습니다. (헌법소원 제기 관련법 조항) 공정거래법 제11조 제1항 제3호 처벌조항 제66조 제1항 제7호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소속된 금융.보험사가 보유한 계열회사 주식의 의결권 행사 제한 -의결권 제한 30%에서 2008년까지 15%로 매년 5% 단계적으로 제한 삼성이 헌법소원을 제기한 조항은 공정거래법 제11조 제1항 제3호와 처벌조항인 제66조 제1항 제7호입니다. 이 조항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집단에 소속된 금융.보험사가 보유한 계열회사 주식의 의결권 행사 제한'이 주요 골잡니다. 지난해 공정거래법 개정과 관련해 재벌그룹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쳤던 규정으로 법 개정 전에는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포함해 30%까지 의결권 행사가 가능했으나, 2008년까지 현행 의결권 제한 규정을 30%에서 15%까지 단계적으로 낮아지게 됩니다. 삼성그룹측이 이처럼 헌법소원이라는 강경책을 들고 나온 이유에 대해 금융권은 어떻게 분석하고 있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S : 금산법 개정과 맞물려) 이번 사안에 대해 금융계에서는 최근 시민단체와 일부 국회의원들이 추진하고 있는 '금융산업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 개정과 맞물린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의 경영권 방어 뿐 아니라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상 재벌 금융사의 계열사 지분 초과 취득분에 대해 제재를 가하려는 정치권 등의 삼성 압박 분위기도 헌법소원 제기 배경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영선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 등 여야 의원 25명은 이달 초 재벌금융사가 계열사 지분 5% 이상을 초과 보유할 경우 초과분을 매각하도록 하는 금산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 법이 통과되면 삼성카드는 금감위 승인없이 보유한 에버랜드 지분 25.64%의 대부분을 처분해야 합니다. 삼성으로서는 지분을 처분하든 의결권을 제한하든 지주회사격인 삼성에버랜드에 대한 지배구조가 흔들리게 돼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습니다. (S : 정부당국-재벌그룹 ‘대리전’) 삼성생명의 이번 헌법소원 제기는 지난해 금융감독원과의 구분계리 논란에 이은 또 하나의 감독당국과 재벌금융사의 대리전이라는 게 금융계의 분석입니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 7.06%뿐 만 아니라, 삼성증권 11.38%, 삼성화재 10.04%를 보유하고 있어 사실상 계열사 출자에 있어서 금융계열사의 좌장이자 맏형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또, 삼성카드 지분 35.06%를 보유하고 있어, 삼성카드-에버랜드-삼성생명으로 이어지는 삼각 선순환 출자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삼성생명의 의결권 제한은 곧바로 계열사 지배의 손발이 묶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사안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는 당사자가 됐는데, 공정위의 입장과 재계의 반응은 어떤지 정리해 주시겠습니까? 공정위는 삼성그룹의 위헌 제기에 대해 "대응 가치가 없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S : 공정위, “위헌 법조항 없다”) 공정위는 입법 과정에서 위헌 논란이 제기됐지만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이미 정리됐고 당시 헌법 학자들도 합헌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습니다. 삼성이 개정 공정법으로 적대적 M&A에 취약해진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해 공정위는 우리나라 대기업집단 소속 대부분의 회사가 지배주주측 지분이 외국인 지분보다 높아 적대적 M&A 시도 자체가 어렵다고 지적했습니다. (S : 법 개정 당시 재벌그룹 강력 반발) 하지만, 그 배경에는 이번 공정거래법이 개정될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재벌그룹 관련 단체들은 강력히 반발한 바 있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재벌 금융계열사들이 계열사의 지분을 분산.투자하는 형식으로 계열사들의 경영권을 방어하고 동시에 지배권을 강화해 왔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런 악순환을 끊겠다고 나섰고 삼성그룹을 비롯한 재벌그룹들은 경영권 위기를 핑계로 필사적으로 저항한 바 있습니다. (S : 공정위, 내외부 변호인단 구성 대응) 공정위는 내부 변호사와 외부 법무법인의 공정법 전문 변호사들로 변호인단을 구성해 대응할 계획입니다. 재벌그룹과 이를 견제.감독하는 정부의 치열한 법리공방이 예상되는데, 끝으로 헌법소원 절차 어떻게 진행되는지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헌법소원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찬성해야 위헌결정이 내 려지며 위헌결정이 내려지면 해당 법 조항은 바로 효력을 상실하게 됩니다. (헌법소원 절차) 3인 재판관 구성 지정재판부 결정 30일 이내 전원재판부 회부 사전심사 전원재판부 이관시 주심 재판관 선정 헌법재판소는 삼성화재 등 삼성의 3개 계열사가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행사 제한이 위헌이라며 지난 28일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 대해 우선 3인의 재판관으로 구성된 지정재판부를 정하게 됩니다. 이 재판부는 헌소 제기 30일 이내에 사건을 9명의 재판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재판부에 회부할 것인지를 사전 심사하게 됩니다. 만약 전원재판부에서 심리할 사안이 아니라고 판단되면 각하할 수 있지만, 이번 사건의 경우는 국민적 관심도가 비교적 큰 점에 비춰 지정재판부에서 각하될 가능성은 적어 보입니다. 전원재판부에 넘겨지면 주심 재판관이 정해지고 사건에 대한 심리와 토의를 뜻하는 '평의'를 거쳐 위헌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