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처음 배럴당 60달러 선을 돌파한 국제유가에 영향을 받아 23일 뉴욕증시 주요 지수들은 모처럼 비교적 큰 폭으로 하락했다. 잠정집계에 따르면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166.50 포인트 (1.57%) 하락한 10,421.40으로 마감됐다. 나스닥 종합지수는 21.37 포인트 (1.02%) 떨어진 2,070.66으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 (S&P) 500 지수는 13.15 포인트 (1.08%) 내린 1,200.73으로 각각 장을 마쳤다. 일부 기업의 부진한 실적과 기존주택 판매의 대폭 하락 발표가 있었지만 오전까지만 해도 증시는 보합권을 유지했고 나스닥은 한때 상승세를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60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요지수는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증시 분석가들은 유가가 웬만큼 올라도 별 반응을 보이지 않던 증시 투자자들도 심리적으로 의미가 큰 배럴당 60달러대가 뚫리자 새삼 불안을 느끼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분간 유가가 증시에 가장 큰 변수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다우존스 지수 편입종목인 제약업체 머크는 리콜된 진통제 바이옥스의 부작용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보도에 영향을 받아 2.28% 하락했다. 화물 특송업체 페텍스는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하면서 8.34% 하락했고 부진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고유가를 들어 이날 장중 최고가를 경신한 유가에 대한 증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는 역할을 했다. 페덱스의 라이벌 업체인 UPS는 1.88% 떨어졌다. 전자ㆍ전기업체 제너럴 일렉트릭은 11개 사업부문을 6개로 축소조정하는 한편 기존에 제시된 수익 전망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지만 주가는 2.37% 하락했다. 그러나 전날 장 종료후 고무적인 실적과 전망을 내놓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에 힘입어 반도체 업체들은 호조를 보였다. 마이크론은 2.17%가 올랐고 브로드컴(2.31%)이나 LSI 로직(6.69%) 등 관련종목들이 호조를 보이면서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0.36% 상승했다. 그러나 인텔(-1.25%), AMD(-1.62%) 등 대형 반도체 종목은 하락했다.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석유업체 유노컬은 중국 업체 CNOOK가 기존 인수 희망업체 셰브론의 165억달러보다 높은 185억달러의 인수가를 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0.25% 올랐다. 셰브론은 1.61% 떨어졌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이외에도 유가 상승 수혜주인 석유 및 천연가스 업종과 금, 유틸리티 등이 올랐고 기타 업종은 대부분 부진했다. 거래소 21억주, 나스닥 10억1천만주의 많은 거래량을 기록한 가운데 상승종목 수와 하락종목 수의 분포는 거래소가 1천75개 종목(31%) 대 2천197개 종목(64%), 나스닥이 918개 종목(28%) 대 2천157개 종목(67%)으로 모두 하락종목 수가 훨씬 더 많았다. (뉴욕=연합뉴스) 추왕훈 특파원 cwhy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