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0일 오후 청와대에서 2시간여의 정상회담을 가진 뒤 회담 결과 등을 발표했다. 다음은 두 정상이 밝힌 회담 결과 및 소감. ▲노 대통령 = 고이즈미 총리와 나는 2시간여에 걸쳐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관계와 상호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특히 역사인식 문제에 대해 많은 의견을 교환했다. 그리고 역사 문제와 관련해 두 가지의 아주 좀 낮은 수준의 합의에 도달했다. 물론 이 합의는 오늘 대화 내용에서 조율됐다기 보다 사전에 양국의 외교 채널을 통해, 간접 대화를 통해 합의된 내용이다. 그 내용은 고이즈미 총리와 저는 제2기 역사공동연구위원회를 발족시키기로 하고 그 산하에 교과서위원회를 신설, 공동 연구결과를 널리 주지시키기로 했다. 또한 공동인식에 도달한 부분이 교과서 편수과정에 참고되도록 각각의 교과서 제도 아래 참고키로 했다 . 또한 나는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와 관련, 2001년 10월 논의된 제3의 추도시설 검토 문제를 제기했고, 고이즈미 총리는 새로운 추도 및 기념시설 건립은 일본의 국민여론 등 제반사항을 고려해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 마지막 문구를 다시 정정해서 말해야겠다. 왜냐하면 이는 사전에 긴밀히 조율된 문장이므로 한자라도 틀리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검토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말했는데 `약속'이라는 말은 잘못 들어간 것이다. 실제로 `약속'이라는 말이 들어가고 들어가지 않는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잘 모르겠다. 제가 이렇게 여러분께 조심스럽게 내용을 전달하듯이 이번 회담은 매우 조심스러운 것이었다. 그리고 사전에 하나하나 착오가 없도록 미리 조율해서 이렇게 도달한 결론이고 그것을 이렇게 다시 확인한 것이다. 이런 합의사항 이외에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의 원칙과 이를 위한 외교적 노력의 계속을 확인했다. 이를 위해 한미일이 긴밀히 서로 공조한다는 원칙까지 합의했다. 오늘 우리의 대화중 지금까지 제가 말씀드린 내용을 조율하는 데는 약 10분 가량이 소요됐고 나머지 1시간50분은 모두 역사 문제를 중심으로 여러가지 관점에서 대화를 나눴다. 그동안 제기돼 왔고 제기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논점에 관해서 아마 빠짐없이 대화를 했다고 생각한다. 역사를 보는 기본적인 인식 문제에서 부터 역사교과서 문제,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관한 문제 등에 이르기까지 대화를 나눴다. 이 문제에 대한 서로의 인식과 의견을 숨김없이 솔직하게 진지하게 대화했습니다만 그러나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과 일부에 있어서 공감대가 있었지만 어떤 합의에 이른 것은 없다. 고이즈미 총리와 제가 확실하게 공감을 이룬 것은 결국 모두가 평화를 존중하고 또 그를 위해 서로 교류하고 협력하는 관계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나가야 한다는 점이다. 미래의 한일관계와 평화가 중요하다는 점에서는 이의가 없다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하겠다. 내용 하나하나를 다 소개하지는 않겠다. 따로 실무적으로 브리핑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내가 주장하고 말했던 것 한가지만 소개를 드리겠다. `서로 평화의지를 강조하고 또 교류를 증진하고 협력을 강화해 나가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만 그것만으로 미래에 있어서의 평화가 보장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미래에 있어서의 안전과 평화를 확실히 보장하기 위해서는 미래의 평화를 보장하기 위한 외교적, 정치적 틀을 제고해야 하고 양국 사이에 있는 과거사에 대한 인식을 정리해 소위 화해를 이룰 수 있는, 화해할 수 있는 조치, 그리고 과거와 미래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할 수 있는, 공동의 인식을 가질 수 있는 이와 같은 노력, 그리고 경제.사회.문화 제영역의 교류협력 등 세가지가 함께 진행돼야 미래에 있어 동북아의 평화를 정착시킬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교류협력, 평화 강조의 수준을 넘어 보다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말씀드렸다. `고이즈미 총리 각하도 열심히 노력하고 나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지만 그러나 한.중.일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평화를 위한 획기적 토대를 마련하지 못한다면 결국 역사에서 할 일을 다 못한 지도자가 될 것이고 거기에 대한 역사적 책임을 아울러 져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저녁을 좀 가볍게 먹을 생각이다. ▲고이즈미 총리 = 오늘은 청와대 상춘재라는 차분한 분위기, 품격있는 곳에서 노 대통령과 한국 정부 여러분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감사 말씀 드린다. 대통령과 일한관계의 과거, 현재 문제 등에 대해 깊이있고 솔직한 의견교환을 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수개월동안 일한관계가 걸어온 것을 바탕으로 과거에 대한 심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이 반성할 것은 반성하며 그 위에서 미래를 향해 솔직하게 대화하는게 양국 신뢰우호관계 발전과 강화에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신했다. 일본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에게 직접 말했다. 일본이 두번 다시 전쟁해서는 안된다는 것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말했다. 그리고 역사 문제에 대한 노 대통령의 의견도 매우 솔직하게 잘 들을 수 있었다. 제2기 역사공동연구위원회 발족에 합의할 수 있었기 때문에 앞으로 상호이해가 진전되기를 기대한다. 유골 반환, 사할린 거주 한국인, 원폭 피해자 지원을 가능한 한 인도적 관점에서 지원할 것임을 말했다 . 지금 하네다-김포간 항공편은 하루 4편인데 8월1일부터 8편으로 증편된다. 양국 왕래는 옛날 연 1만명이었는데 지금 하루 1만명이다. 앞으로 500만명이 왕래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양국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으나 앞으로도 차세대를 짊어질 각계의 교류를 추진하면서 청소년, 스포츠, 교사 교류 등도 활발히 하기로 의견이 일치했다. `일한 우정의 해'와 관련해 문화교류가 앞으로 본격화 될 것이다. 관민이 함께 분위기를 조성하겠다. 일본도 한반도에 평화와 안정을 중시하고 있지만 내일부터 시작될 남북 장관급회담의 성공과 남북협력의 진전을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북핵문제에 대해 평화적 해결을 도모하는데 최선의 해결방식인 6자회담의 조기재개, 한.미.일의 지속적인 공조에 대해서도 노 대통령과 의견이 일치했다. 서로 솔직하게 의견을 나눌 수 있어 결실이 많은 회담이었다. 다음 정상회담은 올해 일본에서 개최한다는데 의견이 일치했다. 회담에서 제가 일본과 한국에서 활약하셨던 손호연이라는 분에 대해 말씀드렸다. 그분이 말했듯이 `절실한 소원이 나에게 있지, 다툼없는 나라와 나라가 되라는 ...' 이런 노래는 손호연씨의 말 뿐아니라 양국의 희망과 바람으로 알고 있다. 이런 생각으로 일한 우호관계 발전을 위해 앞으로도 노력하겠다. jahn@yna.co.kr kbeom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