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중진 의원들이 조지 부시 미국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과 이라크 상황을 강하게 비판하는 발언을 연속으로 내놓고 있다. 척 헤이글 공화당 상원의원(네브래스카)은 19일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 정책이 "현실과 단절됐다"고 여당 의원으로는 상당히 강도 높게 비난했다. 차기 대권 도전 의사를 밝힌 바 있는 헤이글 의원은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와의 인터뷰에서 미군은 이라크전쟁에서 "패배"하고 있으며 "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나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백악관은 철저히 현실과 단절됐다. 그들은 해왔던 것처럼 할 생각인 것 같지만 현실은 우리가 이라크에서 지고 있다는 것"이라며 점점 더 많은 공화당 의원들이 자신과 견해를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역시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애리조나)도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이라크 자체 치안력을 확보해 미군이 철수할 수 있으려면 최소 2년은 더 걸릴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매케인 의원은 "미국 국민이 우리가 이라크에서 손을 떼고 빠져나와야한다고 생각할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그들에게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나야하는지 현실을 말해줘야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NBC의 '밋 더 프레스' 프로그램에서도 "우리는 사람들에게 빨리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알려줘야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이라크를 5차례 방문하고 돌아온 조지프 바이든 상원의원(델라웨어)도 이날 CBS의 '페이스 더 네이션'에 나와 "행정부가 진실을 얘기하지 않고 있다. 미국인은 이제 그 곳 상황이 얼마나 어려운지 알아야한다"며 "행정부는 장밋빛 그림을 그리고 있지만 정확하게 그 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이든 의원은 특히 국경지역이 제대로 경비되지 않고 있어 이라크가 주변국으로 가는 테러리스트들의 양성소가 되고 있다고 우려했으며 군은 도시 치안과 저항세력 대처에 진전을 이루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헤이글 의원 등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이같은 평가에 대해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반박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라크에서 정치적으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보면 이라크인들이 사담 후세인 치하 때는 주어지지 않았던 다른 종류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보게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저항세력은 이라크 민심을 잃고 있다. 왜냐하면 이라크 국민은 다른 미래를 꿈꾸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때문에 우리는 점점 많은 정보를 입수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이라크 치안요원으로 자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 APㆍ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