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에 3 달러 짜리 스타벅스 커피를 사 마시는 대신 회사나 집에서 스스로 커피를 끓여 마시면 30년간 이자를 포함해 5만5천341달러(5천500만원)를 절약할 수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18일(현지시간) 스타벅스의 본산 시애틀발 기사에서 이곳 '라테 세대' 대학생들의 필수품이 된 스타벅스 커피의 경제학을 소개하면서 "오늘의 한잔이 내일의 빚"이라고 '푼돈'의 위력을 일깨웠다. 커피 한잔 값을 '내일의 빚'이라고까지 표현하는 것은, 미국 학부 대학생의 42%, 법대나 경영대학원의 경우 78%의 학생이 학자금을 융자받아 학교를 다니고, 학업을 마친 뒤 이를 갚아 나가는 부담이 만만치 않은 현실 때문이다. 이 기사에서 시애틀대 법대 3년 과정을 졸업하고 변호사 시험을 준비중인 것으로 소개된 크리스텐 대니얼스라는 학생은 3년간 학자금 11만5천달러(1억1천500만원)를 융자받았으며, 앞으로 10년간 이자와 함께 갚아나가야 할 이 빚엔 하루 한잔씩 마신 3 달러 짜리 스타벅스 커피 수천잔 값도 들어 있다는 것. 신문은 "재정설계사나 투자ㆍ금융 전문가들이, 맛좋은 커피캔 한개를 매일 마시는 사치를 부리는 데 드는 돈이 얼마 안되는 것 같아도 장기간 모으면 미래의 재정에 큰 구멍을 낼 수 있다고 거듭 경고하고 있지만, 잘 먹히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학자금 융자 관련 사회단체들이 걱정하는 것은 융자받은 돈으로 과거엔 담배나 피자에, 요즘엔 스타벅스류의 커피에 수천달러를 씀으로써 졸업 후 갚아야 하는 빚이 늘어난다는 것. 학생들을 상대로 이같은 커피의 경제학을 일깨우며 절약 운동을 벌이고 있는 시애틀대 법대의 에리카 림 취업담당은 "나중에 학교를 졸업한 후 갚아야 할 빚이 얼마이냐가 직장 선택에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 운동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융자금 상환 부담에 시달리는 졸업생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일보다는 보수를 많이 주는 직장을 고르게 된다는 것이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