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컴퓨터[014900]가 16일 수원지방법원으로부터 법정관리 인가를 받음으로써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수원지방법원 파산부는 이날 회사정리절차(법정관리)를 개시하고 삼보컴퓨터 상임고문이자 전 대표이사 박일환(46)씨를 법정관리인으로 선임했다. 박일환 관리인은 지난 83년 (주)쌍용을 거쳐 87년 삼보컴퓨터에 입사한 이후 기획담당 이사, 국내사업 본부장 등을 거쳐 지난 2003년 대표이사로 승진했으며 지난해 12월부터 상임고문으로 활동해왔다. 재판부는 오는 7월 29일까지 삼보컴퓨터에 대한 채권신고를 받고 10월 6일 1차 관계인 회의를 열어 채권ㆍ채무 규모를 확정할 예정이다. 삼보컴퓨터의 총 자산은 지난 3월 31일 기준 8천723억원이며 부채 총액은 1조1천750여억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삼보컴퓨터는 국내외 투자 실패, 주문물량 중단, PC산업 침체 등으로 유동성 위 기를 맞아 지난달 18일 법정관리를 신청했으며 수원지법은 관리인을 공개 모집했다. 법원은 3개월내에 조사보고서를 작성한 뒤 이후 3개월내에 정리계획안 인가 여부를 최종 결정하게 된다. 법원에 의해 법정관리 기업으로 결정되면 모든 채무가 동결돼 채권자의 채권행 사 기회가 제약을 받게 된다. 이로써 삼보컴퓨터는 향후 법정관리인을 중심으로 인적, 물적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한편 기존 채무 재조정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시킴으로써 재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보컴퓨터 관계자는 "수익성을 위주로 한 사업구조를 개편함과 동시에 에버라텍 노트북을 중심으로 현재 호조를 보이고 있는 국내 영업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면 재기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회사측은 ODM(제조업체생산설계) 사업 축소를 통해 수익률 악화요인을 제거하고 현재 지속적인 이익을 시현중인 국내사업을 위주로 고수익 브랜드 사업으로 체질 개선을 통해 수익성 강화에 집중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ODM 비중 축소에 따른 생산시설의 재조정을 통하여 고정비용 역시 대규모 감소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영업적자를 면치 못했던 삼보의 국내사업은 올해 초부터 에버라텍을 중심으로 흑자 전환을 이뤄냈다. 삼보는 향후 국내영업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한편 그외 부문에 대해서는 강력한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삼보컴퓨터는 최근 정지상태에 있던 생산라인을 재가동해 데스크톱 PC를 출고한데 이어 법정관리 신청으로 출시가 보류했던 소노마 플랫폼을 탑재한 `에버라텍 4200'과 초소형 컬로 노트북 `에버라텍 1000'도 곧 출시할 예정이다. 삼보컴퓨터를 살리기 위해 삼보 대리점들의 노력도 가시화되고 있다. 전국 9개 주요 권역 600여개 삼보컴퓨터 대리점으로 구성된 `삼보컴퓨터 대리점연합회'는 최근 `삼보 살리기'에 적극 동참한다는 내용의 공동 선언문을 발표했다. 한편 삼보컴퓨터가 법원에 제출한 상장폐지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판결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 8일 삼보컴퓨터를 상장폐지키로 결정하면서 삼보컴퓨터의 상장폐지금지 가처분 신청을 고려해 정리매매 등의 상장폐지절차 진행을 보류하고 삼보컴퓨터의 거래를 계속 정지한다고 밝혔었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기자 ks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