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5개월 동안 은행의 주택담보대출이 약 23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 확대가 아파트가격 상승을 부추긴다고 판단,주택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한국은행과 금융계에 따르면 일반은행(시중은행,지방은행,산업은행을 제외한 특수은행,외국은행 지점)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2003년 말 153조3000억원에서 2004년 말 169조5000억원으로 늘어난 뒤 지난 5월 말에는 176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17개월간 22조9000억원(13.4%) 증가했으며 매월 평균 1조3500억원씩 늘어난 셈이다. 반면 이 기간 중 기업대출 잔액은 256조6000억원에서 267조2000억원으로 4.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에 따라 은행의 전체 대출에서 기업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말 50.3%에서 5월 말에는 48.3%로 떨어졌다. 은행별로는 국민은행의 기업대출 비중이 2003년 말 35.3%에서 2005년 5월 말 32.2%로 낮아졌다. 우리은행은 53.8%에서 50.9%로,하나은행은 48.7%에서 48.4%로,신한은행은 50.8%에서 48.2%로,외환은행은 57%에서 54%로,제일은행은 30.4%에서 24.7%로 각각 떨어졌다. 은행들이 이처럼 기업대출 비중을 축소하고 가계대출,특히 주택담보대출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기업여신에 비해 경기 변동에 따른 리스크가 적은 데다 부동산경기 호전으로 대출 수요도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작년 11월 초 한국씨티은행 출범과 올 1월 초 스탠다드차타드(SCB)의 제일은행 인수를 계기로 은행간 대출경쟁은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주택대출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곳은 제일은행으로 지난 1년5개월간 대출잔액이 3조3455억원 증가했다. 그 다음은 국민 3조2082억원,신한 2조6250억원,조흥 1조8379억원,하나은행 1조1137억원 등이다. 금융당국은 이 같은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이 아파트가격 상승을 부추기는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판단,현재 40~60%인 은행의 담보인정비율(LTV)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현재 70~80% 선에서 유지되고 있는 저축은행의 LTV도 함께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 금융계 관계자들은 "현재 LTV는 충분히 낮은 수준이며 여기서 더 낮출 경우 서민들의 주택 마련이 어려워지는 폐단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대부분의 주택담보대출은 실수요로 연결되고 투기자금으로 이동하는 것은 미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5월 중순 주택담보대출 과당 경쟁을 우려,각 은행에 △금리 할인 경쟁 자제 △이주비 대출에 대해서도 담보인정비율 적용 △담보가액 산정시 시세 중간가 이하 적용 등의 지도공문을 내려보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