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가 각각 1000과 500의 목전에 다다랐다. 시장의 관심은 1000과 500선 돌파 여부가 아니다. 그 위에 안착할 수 있느냐다. 시장 환경은 그 어느 때보다 좋다. 지난주 두 가지 대형 호재가 나타났다. 미국 인텔의 실적 호전 전망과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미국 경제 호전 발언이다. 내부적으로 적립식 펀드로 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는 것도 지수 업그레이드에 대한 믿음을 심어주고 있다. 물론 경기 회복에 대한 의구심이 사라지지 않고 있고,시장의 상승을 유지할 만한 특별한 모멘텀이 없다는 것은 부담이다.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라는 변수도 생겼다. 따라서 1000과 500선을 일시적으로 넘을 수 있겠지만,다시 조정을 받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기업들의 실적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점에서 박스권 상향 돌파의 기대는 여느 때보다 크다. ◆호전된 환경 '그린스펀 효과'와 '인텔 효과'가 미칠 영향이 관심이다. 미국의 경기 침체로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그린스펀 의장이 불식시켰다. 물론 금리인상에 대한 걱정도 커졌지만,비관론 일색이던 미국경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이 나왔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지닌다. 또 인텔의 실적 전망 상향은 IT 경기의 조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높여 투자심리를 호전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적립식 펀드를 통한 자금 유입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지난 9일 트리플 위칭(선물 옵선 개별주식옵션 동시 만기) 때 장 막판에 매수세가 급증하며 980선을 회복한 것도 기관들의 풍부한 자금 덕분이었다. 종합주가지수가 작년 8월 이후 가장 큰 매물대를 형성하고 있는 960~990선의 꼭대기에 올라오는 데 기관들의 매수세가 큰 역할을 했다. ◆1000 이후가 문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이 시장에 미칠 영향이 주목거리다. 자사주 매입 기간에 과거처럼 외국인이 매물을 내놓는다면 1000선 공방이 치열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외국인 매물이 많지 않다면 전고점(1145)을 수월하게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기호 서울증권 연구위원은 "지수가 1.1%만 올라도 1000포인트를 넘는 상황이어서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은 1000선 돌파와 그 이후의 지수 움직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부담은 주도주가 없다는 점이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줄기세포 등 테마주에 편승해 과열 양상을 보였고,거래소시장은 특별한 주도 세력이 없는 가운데 유동성 장세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했다. 1000선을 넘어선 뒤 차익매물이 쏟아진다면 다시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과 주도주가 없다는 점 등으로 1000선을 넘어선 뒤 한 차례 공방이 예상된다"며 "그러나 적립식 펀드로 계속 자금이 유입되면서 기관이 시장의 주도 세력으로 부상한 데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이 지속적으로 주식을 사들이는 등 주식시장의 질이 개선돼 중장기적으로 상승 추세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