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증시가 추락하고 있다. 상하이증시의 종합지수는 6일 장중 강력한 지지선으로 여겨져왔던 1000포인트 아래로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주가의 추가 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어 상하이증시의 심리적 공황상태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날 상하이증시 종합지수는 장중 998.06으로 떨어져 지난 1997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000포인트를 밑돌았다. 종가는 1024포인트로 1000선을 가까스로 회복했다. 상하이 주가는 지난 1년 동안 약 34%나 급락했다. 선전증시의 주가지수 역시 동반 급락세를 면치 못해 최고치였던 2001년 3월의 절반 수준인 2624포인트 선을 맴돌고 있다. 중국경제가 최근 수년 동안 8~10%의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주가가 이처럼 폭락하는 이유는 증시자체의 구조적 문제 때문이다. 특히 중국 정부의 비(非)유통주 시장매각 방침이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다. 중국 증시는 상장기업의 약 90%가 국유기업으로 구성돼있다. 이들 국유기업의 주식은 30%만이 시장에서 거래될 뿐 국가와 해당기업이 갖고 있는 나머지 70%는 유통되지 않고 있다. 중국 정부는 지난 4월 말 '비유통주 시장화 시안'을 마련해 싼이,칭화둥팡 등 4개 시범업체의 비유통주를 유통주로 전환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에게 비유통주식을 무상 배분하고 있으나 시장에서는 배분 폭이 너무 적다는 반응이다. 또 향후 시장에 비유통주식이 쏟아질 것이라는 공급물량 확대에 대한 우려가 팽배해지면서 폭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시안이 발표된 이후 주가는 14% 가까이 떨어졌다. 이 밖에 경쟁력 있는 민간기업의 상장이 제한돼 있고,은행 보험 등 기관투자가의 시장 진입이 제한돼 있는 것도 구조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최근 경기긴축 정책에 따른 상장기업의 잇단 도산,위안화 평가절상에 따른 수출 감소 우려 등도 주가를 끌어내리고 있다. 시장전문가들은 비유통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주가의 추세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700~800포인트까지 추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정신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현재의 주가 추락은 상장업체들의 가치를 재조정하는 자연스런 과정으로 분석된다"며 "특별한 재료가 발표되지 않는다면 주가는 800포인트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신증권 관계자는 "최근 증권당국이 배당수익에 대해 소득세를 철폐하는 부양정책을 발표했으나 시장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며 "당국의 주가 올리기도 한계에 달했다"고 말했다. 조강호 현대증권 상하이사무소 소장은 "이달 들어 상하이증시의 증권계좌 수가 늘어나는 등 긍정적인 신호가 없지는 않다"며 "그러나 정부정책의 신뢰성 저하 및 각종 투자규제 등이 여전히 시장을 억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상하이=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