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트맨 비긴즈(원제:Batman Begins)'는 할리우드가 내놓은 '배트맨' 시리즈 중 다섯번째 이야기다. 제목 그대로 배트맨이 어떻게 탄생하게 됐는지를 그리는 이번 영화에서 크리스찬 베일이 배트맨을 맡았다. 마이클 키튼, 발 킬머, 조지 클루니에 이은 4대 배트맨이다. '배트맨' 시리즈는 '슈퍼맨' '스파이더맨' '데어데블' 등과 함께 만화 영웅을 주인공으로 한 대표적인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시리즈다. 선과 악의 극명한 대결과 그 속에서 초인적 영웅의 활약상을 그린 목표의식이 분명한 오락 영화인 것. '배트맨 비긴즈'는 이런 기본적인 설정에 약간의 변형을 추구했다. 일단 연출자가 눈길을 끈다. 기존의 블록버스터 감독이 아닌, '인썸니아' '메멘토' 등을 통해 인간 심리를 파고든 크리스토퍼 놀란에게 연출을 맡긴 것. 이번에는 배트맨의 활약상에 머물지 않고 그 탄생 과정에서의 인간적인 고뇌를 부각시키겠다는 제작진의 의지를 반영한 것이다. 놀란 감독은 배트맨을 타고난 영웅으로 그리는 대신 '007 시리즈' 처럼 자본과 첨단과학, 지옥 훈련의 결과로 탄생한 후천적 영웅으로 표현했다. 역대 시리즈 못지 않게 이번에도 출연진이 화려하다. '아메리칸 사이코' '이퀼리브리엄'의 크리스찬 베일이 '브루스 웨인'을 맡고, 그의 충실한 집사 '알프레드'를 베테랑 배우 마이클 케인이 연기했다. 이밖에 게리 올드만, 모건 프리먼, 리암 니슨 등 쟁쟁한 배우들이 성공한 블록버스터 시리즈에 기꺼이 얼굴을 내밀었다. '라스트 사무라이'의 일본 배우 와타나베 켄과 톱스타 톰 크루즈의 어린 애인으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케이트 홈스도 출연했다. 만화 작가 밥 케인에 의해 1939년 탄생된 '배트맨' 시리즈는 지난 60여년 간 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을 통해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야기. 배트맨은 박쥐를 트레이드마크로 하는 베일에 싸인 인물로 암울한 고담시의 수호자다. 할리우드의 '배트맨' 시리즈는 1989년 시작된다. 1편 '배트맨'과 2편 '배트맨 리턴스'(1992년)는 팀 버튼이 감독했고 마이클 키튼이 주연을 맡았다. 1편에서는 잭 니콜슨이 '조커'로, 2편에서는 대니 드 비토가 '펭귄', 미셸 파이퍼가 '캣 우먼'으로 각각 출연했다. 3편 '배트맨 포에버'(1995년)와 4편 '배트맨 & 로빈'(1997년)은 조엘 슈마허가 연출했다. 3편은 발 킬머가 주인공을 맡고 토미 리 존스가 '투 페이스', 짐 캐리가 '리들러'를 맡아 그와 대결을 펼쳤다. 니콜 키드먼도 얼굴을 내밀었고, 크리스 오도넬이 배트맨의 파트너 '로빈'으로 첫 등장했다. 4편에서는 조지 클루니가 배트맨을 맡았다.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미스터 프리즈', 우마 서먼이 '포이즌 아이비'를 각각 연기했다. 역시 크리스 오도넬이 '로빈'으로 출연했고, 알리시아 실버스톤이 '배트걸'을 맡았다. 러닝타임 139분.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