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0 재보선 '최대 격전지'로 불린 경북 영천시 선거는 개표상황 또한 여ㆍ야 후보가 엎치락뒤치락하며 마지막까지 2시간 30분 동안 숨막히는 접전을 벌였다. 영천 선거는 30일 오후 8시30분부터 개표에 들어가 열린우리당 정동윤 후보가 동지역(도심) 득표에 앞서며 초반 기세를 올렸으나 읍면지역(농촌)의 한나라당 표가 나타나면서 앞서거니 뒷서거니 양상을 보였다. 밤 10시35분께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가 자신의 고향인 영천 신령면 투표소에서 1천여표를 획득하고 열린우리당 후보는 100여표에 그쳐 표차이가 벌어졌다. 그러나 정동윤 후보도 중앙동과 동부동 등 아파트촌 및 상가로 30~40대 젊은층의 여당 지지표에 힘업어 원기를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두 후보의 접전은 2시간 정도 계속해서 이어졌고 이때마다 선거 사무소에서 TV를 통해 개표상황을 지켜보는 각당 지지자들은 손에 땀을 쥐었다. 개표가 계속되는 동안 줄곧 열린우리당 후보가 앞서가는 가운데 한나라당 후보는 꾸준히 득표를 계속해 마침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한나라당 정희수 후보측은 밤 11시께 개표현장인 영천실내체육관에 파견된 자당 참관인을 통해 사실상 개표가 완료됐고 당선이 확정적이란 사실을 전해 듣고 안도했다. 정희수 후보가 2만1천여표를 획득해 정동윤 후보(2만500여표)를 크게 앞서기 시작하자 지지자들은 환호성을 지르고 박수를 치며 '자축모드'에 들어갔다. 선거사무실에 시루떡과 샴페인을 들여오고 태극기와 선거운동에 사용한 '희망21' 깃발을 들고 후보 이름을 연호했다. 경북 출신으로 정 후보 지원유세를 펼쳤던 정종복(경주)ㆍ이병석(포항) 의원과 정장식 포항시장도 축하차 사무소에 들렀다. 한나라당 선거사무소 관계자는 "초반 우리당 후보가 앞서갈때는 다소 긴장했으나 시내쪽 표에서는 뒤지는 것을 알고 있었으며 시골쪽 표가 개표되면서 상승세를 예상했다"고 말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 여론조사 등에서 상대후보측에 뒤지는 것으로 나타날 때 힘이 빠졌다"며 "박근혜 대표가 네 차례나 영천을 방문해 지역에 대한 애정을 보여준게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자정이 넘어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받은 정희수 당선자가 사무소에 도착하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정 당선자는 "지역을 위해 누가 진심으로 일할지 유권자들이 선택한 결과"라며 "현명한 선택을 한 시민들에게 감사드리며 앞으로 선거 후유증을 극복하고 지역화합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낙선한 정동윤 후보측은 "고향인 임고면에서 힘을 쓰지 못해 할말이 없다"며 "당선된 정희수씨에게 축하를 드린다"고 밝혔다. (영천=연합뉴스) 홍창진 기자 realis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