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지체를 앓고 있는 아빠, 몸이 불편한 엄마, 자살한 누나, 소아암에 걸려버린 아들. 이보다 더 딱한 사정에 처한 가족이 또 있을까. 다음달 4-22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공연되는 연극 '눈 먼 아비에게 길을 묻다'는 불행하지만 소박하고 진실한 사랑을 나누는 한 가족의 이야기다. 지난해 6월 극단 이루 대표 손기호 작ㆍ연출로 초연됐다. 이번엔 국립극장 새단장축제 '이성공감 시리즈' 세 번째 작품으로 선정돼 다시 무대에 오른다. 경주 시골마을에 사는 선호는 항암 치료 때문에 늘 모자를 쓰고 있는 12살 소년. 선호를 중심으로 아빠, 엄마, 큰아빠, 큰엄마, 이모 등 가족 사이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이 줄거리를 이어나간다. 세대를 초월해 가족의 의미를 일깨우는 가슴 찡한 작품이다. 자칫 구질구질해질 수 있는 줄거리를 채우는 유쾌한 에피소드, 구수한 사투리와 막간에 가미된 국악인 정마리의 노래 등이 정겨움을 더한다. 김학선 염혜란 장정애 유인수 백지원 조은영 조주현 등 출연. 평일 7시 30분, 토 4시 30분ㆍ7시 30분, 일 3시ㆍ6시. 1만 2천-2만원. 부자(父子) 티켓 2만 5천원. 3인 이상 가족 20% 할인. ☎02-762-9190. (서울=연합뉴스) 이윤영 기자 y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