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간 한ㆍ일 정상회담이 내달 모스크바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일본 관방장관은 고이즈미 총리가 내달 9일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러시아의 대독(對獨)승전 6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다고 21일 발표했다. 호소다 장관은 고이즈미 총리가 8-10일 모스크바를 방문할 것이라면서 전승기념행사에 맞춰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방안도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0일 "한ㆍ일정상회담이 당초 예정대로 6월 이전에 열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고이즈미 총리의 러시아 방문이 최종 결정돼 여건이 허락할 경우 모스크바에서도 잠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ㆍ일정상의 모스크바 회동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이며 한ㆍ중ㆍ일 3국 정상회담이 열릴지 주목된다. 반기문(潘基文) 외교통상장관은 내외신 브리핑에서 동북아 3국 정상회담추진설에 대해 "정부가 추진하고 있지 않으며 가능성도 크지 않다"고 말했으나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주석과의 한ㆍ중정상회담은 조심스럽게 타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중국이 동의할 경우 3국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지난달 16일 일본 시마네(島根)현 의회가 `다케시마(독도의 일본식 이름)의 날'을 제정, 선포하고 우익세력의 교과서 왜곡 등 잇단 도발적 언동으로 악화일로를 걸어온 한. 일관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3국 정상회담이 열릴 경우 역사문제에 대한 획기적 타결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호소다 장관은 22일부터 자카르타에서 열리는 아시아ㆍ아프리카회의 50주년기념 정상회의에서 일ㆍ중정상회담이 열릴 것이냐는 질문에 "현재 외교루트를 통해 조정중"이라고만 말했다. (도쿄=연합뉴스) 이해영 특파원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