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주식시장이 장중 강한 반등에 성공하며 미국 증시 급락에 놀란 투자심리를 다소 안정시켰다. 21일 종합주가지수는 장 초반 전날 종가보다 21포인트나 떨어진 916선까지 급락했으나 이후 점점 낙폭을 만회, 오후 2시를 넘어서부터는 상승세로 전환한 끝에 결국 1.78포인트 오른 939.14로 장을 마쳤다. 장중 저점으로부터 고점인 941선까지 무려 25포인트 가량 상승하는 강한 뒷심을 발휘했다. 이는 뉴욕 증시가 지난 19일(현지시각) 인텔, 야후 등 주요 기업의 긍정적인 실적 발표에 상승했다가 20일에는 시장의 예상치를 웃돈 3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 공격적 금리 인상 우려가 다시 부각돼 급락하는 등의 널뛰기 장세를 연출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날 국내 증시가 뉴욕발 삭풍을 딛고 상승할 수 있었던 직접적 요인은 연기금이 모처럼 순매수에 나섰기 때문이다. 지수가 910대까지 내린 상황에서 연기금이 매수에 나서면서 낙폭과대 인식과 맞물려 투자심리를 안정시켰다. 4월 중순 들어 줄곧 '팔자'에 치중해온 연기금은 이날 457억원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여기에 이날 뉴욕 증시의 급락이 다소 과민했다는 인식도 차별화된 주가 움직임을 이끌어낸 배경으로 꼽혔다. 김성주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의 3월 소비자물가가 시장의 예상치보다 높은 0.6%로 발표되면서 공격적인 금리인상 우려로 주식시장이 급락했으나 오히려 채권시장은 비교적 안정을 보였다는 인식이 국내 증시에서 퍼지며 지수가 힘을 받았다"고 말했다. 양경식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수의 120일 이동평균선인 920선이 장 초반 무너졌으나 연기금의 주식 매입 재개로 곧바로 이를 회복하자 더이상 하락하지않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기면서 투자심리가 안정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주요 기업의 실적 발표가 마무리된 이상 미국 증시는 주요 경제지표에 대한 평가가 교차하며 혼조 양상을 보일 것이며 국내 증시도 미 증시의 영향권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연합뉴스) 황정우기자 ju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