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교육부문 해외 지출로 연간 GDP 3조6천억원의 손실과 함께 12만개의 일자리 창출 기회가 박탈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이에 따라 의료 및 교육 서비스에 대한 지나친 공익성 요구와 규제가 빠른 시일내에 해소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료.교육 해외행으로 누수 심각..랭킹은 최하위 = 대한상공회의소가 20일 발표한 `의료 및 교육 서비스업의 글로벌 산업화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교육 부문의 해외지출에 따른 손실 규모는 GDP 3조6천억원에 맞먹는 것으로 분석됐다. 의료 및 교육 부문에서 해외로 빠져나간 금액의 경제적 기회비용을 지난 2000년 산업연관표를 통해 분석한 결과 연간 1조원 가량으로 추정되는 의료서비스 해외지출과 지난해 외국으로 송금된 2조8천500억원의 교육지출이 국내로 흡수됐다면 연간 GDP 3조6천억원(지난해 GDP 대비 0.46%)의 증가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고용 측면에서도 전 산업평균(20.1명)을 웃도는 교육.의료 산업의 취업유발계수(교육 33.4명, 의료 24.7명)를 토대로 해외유출 자금 규모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하면 해외 유출분이 국내에 유입됐을 경우 12만개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유발됐을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의료서비스의 해외 투자 총 누적액 5천200만 달러 가운데 72%(3천700만 달러)가 지난 1년간 빠져나가는 등 최근 들어 해외유출도 점점 가속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2001년 한국의 명목 GDP 대비 교육비 지출비율이 8.2%로 OECD 평균보다 높음에도 불구하고 IMD(스위스 국제경영개발원)가 집계한 대학교육의 경쟁력은 60개국 중 59위로 최하위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5년간 의료서비스 지출 증가율이 평균 11% 이상으로 급증했지만 의료기관의 휴.폐업률은 여전히 높고 서비스 질도 68개국 중 31위에 그쳤다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문제는 고령화 사회 도래, 지식산업 진전, 서비스 교육 자유화로 의료.교육서비스의 국제 수요가 증대할 전망이지만 국제수요의 국내 흡수율은 미미하다는 점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유학생 유치는 세계시장의 1% 미만인 1만2천314명(2003년 현재) 수준이며 재적생 대비 유학생 비율도 0.38% 수준이다. 의료 부문도 올해 전세계 시장이 4조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관측되나 국내의 경우 관련 통계조차 전무한 실정이다. ◆규제 해소 및 개방 시급 = 보고서는 이러한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 교육.의료 서비스 부문에 대한 공익성의 지나친 강조와 규제에 따른 비효율성을 들었다. 지난해부터 정부가 추진해온 교육시장 개방 관련 법안이 여전히 국회에 게류중이고 의료서비스도 부분개방에 그쳐 아시아지역 허브 경쟁에서 활발한 개방정책을 펴고 있는 중국, 싱가포르 등 경쟁국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교육, 의료 산업과 관련, 주변국과의 실질적 경쟁을 유도해 글로벌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국내외 자본의 자유로운 참여를 허용하고 영리허용 등 현 제도를 개방경제에 맞게 대폭 손질, 시장을 키우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특히 교육의 경우 경영학, 공학, 컴퓨터 등 수요가 집중된 분야의 교육상품을 개발, 수요자 중심의 교육서비스를 유도해 OECD국가 유학생의 45%를 차지하는 아시아 학생을 흡수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의료서비스 부문에서는 의료서비스의 영리법인 허용,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의료인력 확충 등을 과제로 꼽았다. 개방으로 인해 두 부문 수요가 1조씩만 증가하더라도 전산업에 미치는 생산유발금액만 총 3조1천억원(교육 1조3천억원, 의료1조8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봤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관광국가인 태국이 푸켓 등 휴양지와 연계, 지난 2003년 97만여명의 외국인 환자를 유치, 264억 바트(7천532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선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가격 및 품질경쟁력만 갖춘다면 한류열풍과 의료서비스를 접목한 의료관광상품도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hanksong@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