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기술로 15년 후 자기부상열차를 실용화하고,25년 뒤 화성 여행이 가능하다?' 한국과 일본의 과학자들은 시속 5백km 이상을 달리는 자기부상열차가 오는 2020년께 상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가정 내 유비쿼터스 시스템에 대해선 한국 과학자들은 오는 2009년께 실현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으나 일본 과학자들은 2015년이 돼서야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점쳤다. 이 같은 결과는 한국 기술기획평가원(KISTEP)과 일본 과학기술정책연구소(NISTEP)가 비슷한 시기에 각각 자국의 과학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해 내놓은 보고서에 따른 것이다. KISTEP은 2030년까지 선보일 미래유망 기술들이 무엇인지 과학자 3천여명을 대상으로 2년간 델파이기법(전문가 설문법)으로 조사했으며 NISTEP도 2004년부터 올해 초까지 2천7백명을 대상으로 같은 방법으로 질문했다. ◆로봇 등 첨단기술에선 한국이 앞섰다=자기부상열차의 상용화 시점에 대해 한국은 2018년,일본은 2020년으로 거의 비슷한 시기로 예측했다. 질병 간호용 로봇이나 가사노동 보조 로봇의 경우도 한국은 2013년에 등장할 것으로 예측했으나 일본은 그보다 7년 뒤인 2020년께 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우주기술에 대해서도 한국측이 앞선 예견을 내놓았다. 일본은 일본 독자 우주선을 2030년께 쏠 수 있으며 유인 우주기지는 30년 뒤에 출현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 과학자들은 2025년께 유인 우주기지 및 2030년께 유인우주선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고혈압 원인 밝혀진다=생명과 건강 분야에서 인류가 해결하지 못한 난제가 21세기 초반에는 풀릴 수 있다는 낙관적 전망을 보여줬다. 한국 연구진들은 암조기 진단기술 및 양전자 단층촬영기술 등 많은 기술들이 7∼8년 뒤인 2012∼2013년에 실현되며 2015년께는 고혈압과 당뇨병의 발생 원인이 규명될 것임을 점쳤다. 또한 2020년에는 뇌의 노화와 관련된 메커니즘이 규명되고 인체 내에 거부반응이 없는 인공장기 등을 사용할 수 있다고 예견했다. 일본 연구진도 불임증과 에이즈 질환 등이 2020년 내에 해결되며 2025년에는 알츠하이머(치매) 병이 해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술예측 사회 발전도 고려해야=한국 과학자들이 일본보다 앞선 기술예측을 내놓고 있는 것은 일본 과학자들에 비해 보다 적극적이고 진취적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기술을 조기 예측해 보다 과감한 기술개발에 도전할 수 있는 역량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과학기술 발전에 앞선 사회와 문화의 변화 등도 충분히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는 지적을 하고 있다. 과학기술계 관계자는 "앞으로 정치 사회 경제 등 여러 변수들을 종합,보다 철저하고 지속적인 기술예측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