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정신도시 개발계획 발표 직후 천정부지로 치솟았던 경기도 양주시 일대의 땅값이 진정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단기간 가격이 워낙 급등한데다 투자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2백~3백평의 소규모 토지가 적어 거래가 거의 끊겼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도시 예정지구 인근의 미분양 아파트는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새 아파트 분양현장에도 실수요자 및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땅값은 급등 후 정체 상태 지난 2월17일 정부가 옥정지구를 판교급 신도시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수용예정지 주변 땅값은 30% 이상 급등했다. 왕복 2차선 도로를 끼고 있는 대지는 현재 평당 2백만~2백50만원,농지는 1백만~1백50만원에 호가되고 있다. 땅주인들의 기대심리가 높지만 투자자들은 급등한 가격이 부담스러워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2백~3백평 단위로 쪼개진 토지가 드물어 거래가 더욱 힘들다는 게 현지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삼숭동 사랑방공인 박종규 대표는 "신도시 발표 직후엔 땅을 찾는 손님들이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지금은 다시 잠잠해졌다"면서 "매물이 최소 1천평 이상의 큰 토지밖에 없어 투자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인근 대교부동산 관계자는 "최근 평당 30만원짜리 절대농지가 급매물로 나왔는데 곧바로 팔렸다"면서 "가격이 아주 싼 물건 위주로만 거래가 되는 편"이라고 말했다. ○기존 아파트값은 오히려 약세 신도시 예정지구 주변의 기존 아파트값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개발계획 발표 후 오히려 평형별로 1천만~2천만원씩 일제히 하락했다. 고질적인 교통난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태에서 신도시 조성공사로 인해 주거환경이 더욱 악화될 것이란 우려 때문이라고 중개업소들은 설명했다. 고읍동 TS푸른솔 31평형의 매매가는 연초 1억~1억5백만원이었지만 지금은 9천만~9천5백만원으로 떨어졌다. 이 아파트의 전셋값도 연초 4천5백만~5천5백만원에서 현재 4천만원선까지 밀렸다. TS부동산의 최진호 실장은 "신도시가 개발되는 과정에서 인근 단지들의 주거환경이 나빠질 게 뻔하기 때문에 이사 오려는 사람이 많지 않다"면서 "주변 단지들이 신도시 후광효과를 보려면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새 아파트 분양엔 수요자 몰려 신도시 후광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곳은 새 아파트 분양현장이다. 최근 개장한 덕계동 현진종합건설 모델하우스엔 하루 4천~5천명의 방문객이 몰린 데 이어 청약접수도 평균 1.5대 1의 높은 경쟁률로 마감됐다. 양경호 분양사무소장은 "올해초만 해도 시장상황이 좋지 않아 분양시기를 정하지 못할 정도였다"며 "그러나 정부가 신도시 개발을 발표한 덕분에 수도권 북부에서도 분양열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양주=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