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독 안에 든 쥐야." 경기도 화성시 독지리 형도 주민 이점분씨(66)의 넋두리다. 이씨는 "방조제로 주민들을 가둬 놓고 고기도 못 잡게 했으면 살 길을 마련해 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지금은 육로로 화성시와 연결돼 있지만 형도는 원래 섬이었다. 마을 주민들의 주요 생계수단은 고기잡이였고 부녀자들도 갯벌에서 낙지 굴 조개 등을 캐며 수입을 올렸다. 그러나 지난 1987년 시화 방조제가 건설되기 시작하면서 이들의 고기잡이가 금지됐다. 방조제가 완공되고 담수호인 시화호가 만들어진 이후에는 갯벌도 사라졌다. 주민 홍순재씨(73)는 "갯벌은 종로 땅을 준대도 안 바꾼다는 생활의 터전이었다"며 아쉬워했다. 생계 터전을 빼앗긴 대가로 주민들이 받은 보상금은 가구당 1천5백만~2천만원이 전부였다. 이후 시화호 간석지에 대한 개발계획이 지지부진해지면서 추가보상은 말만 나올 뿐 실행되지 않았다. 갯벌에서 밭으로 변한 곳에서 농사를 짓고 있지만 생계수단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게 주민들의 하소연이다. 홍씨는 "수자원공사나 시 당국에 청원을 해 봐도 구체적인 조치는 나오지 않고 있다"며 "개발계획이 어떤 식으로든 빨리 확정돼서 보상 문제가 매듭지어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화성(시화)=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