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담배를 피운 여성의 손자녀가 천식에 걸릴 위험성이 정상치의 2배 가까이 된다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 의대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ABC, BBC, UPI 통신 등 미.영 언론 보도에 따르면 흡연이 폐에 미치는 영향은 손자녀 세대까지 미치며 손자녀의 부모 세대가 영향을 받지 않을 경우에도 세대를 건너뛰어 격세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908명의 어린이와 이들의 부모 및 보호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할머니가 임신중 담배를 피웠고 어머니는 피우지 않은 어린이들의 천식 발병률이 정상수준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을 발견, 어린이들이 할머니의 DNA를 물려받아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생후 5년 안에 천식 증상을 보인 어린이 338명과 천식 증상이 없는 어린이 570명을 비교한 결과 담배를 피우는 할머니를 둔 어린이들의 천식 발병률은 그렇지 않은 어린이들에 비해 1.8배 높았고 할머니와 어머니가 모두 임신 중 담배를 피운 경우 발병률은 2.5배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임신한 여성이 담배를 피울 경우 담배 속의 화학물질이 태아를 생물학적으로 손상시키는 것으로 보이며 태아가 여아일 경우 아기의 난자가 영향을 받아 다음 세대에 결함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모계로 유전되는 태아의 미토콘드리아 DNA가 미묘한 변화를 통해 손상을 입어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 지도 모른다고 연구진은 추론했다. 이들은 이런 변화가 아기의 면역기능을 떨어뜨려 독성물질을 스스로 제거하는 능력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추측했다. 연구를 주도한 프랭크 질릴런드 교수는 "이것은 여성이 임신 중 담배를 피울 경우 자녀 뿐 아니라 손자녀까지도 천식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는 것을 보여준 최초의 연구"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