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장례식이 시스티나 성가대의 레퀴엠(장송곡)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8일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5시)부터 약 2시간30분 동안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다. 이번 교황 장례식에는 전세계에서 9명의 국왕과 70여명의 각국 정부 수반,14명의 타종교 지도자들을 포함해 4백만명 이상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한국 대표로는 이해찬 국무총리가 참석한다. 그러나 실제로 성 베드로 광장 내에서 장례식을 지켜볼 수 있는 인원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 2백여명에 한정된다. 영결미사는 성 베드로 성당에 안치돼 있는 유해가 성 베드로 광장으로 운구되면서 시작된다. 미사 도중에는 추기경들에 의해 요한 계시록과 사도행전 등의 구절들이 낭독된다. 영결미사의 마지막 기도까지 끝나면 '인 파라디숨(낙원에서라는 뜻의 라틴어)'이라는 성가가 울리는 가운데 교황의 관이 '죽음의 문'을 통해 성 베드로 성당 안으로 옮겨진다. 유해는 납으로 만든 관에 옮겨지고,이 관은 다시 떡갈나무 관 안에 들어간다. 10t짜리 장례종이 웅장하게 울리는 가운데 성당 내 좁은 계단을 내려가면 요한 바오로 2세는 지하 묘지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게 된다. 성 베드로 성당 지하묘지에는 초대 교황인 베드로를 중심으로 역대 교황들이 가지런히 안치돼 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이곳에 묻히는 1백48번째 교황이 된다. 예식을 담당하는 피에로 마리니 대주교는 "가톨릭 선례와 달리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땅 속에 묻히길 원했다"며 "흙으로 돌아가겠다는 교황의 의지에 따라 유해는 방부처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