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교과서 왜곡으로 한ㆍ일간 긴장이 높아지고있는 가운데 일본산 제품이 자동차와 전자, 유통 분야 등을 중심으로 한국시장에서고전하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본 전자제품 가운데 국내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일제 디지털카메라가 독도문제와 교과서 왜곡 사태 등의 영향으로 최근판매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독도문제가 본격화된 3월의 판매실적이 아직 집계되지 않았지만 점유율 순서가소니-캐논-삼성ㆍ올림푸스로 이어졌던 디지털카메라 시장에 상당한 변화가 올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전체 디지털카메라 판매의 25-30%가 홈쇼핑을 통해 이뤄지고 있으나 일본 디지털카메라는 반일 분위기에 밀려 홈쇼핑 판매방송에 차질을 빚으면서 점유율 순위가뒤바뀔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캐논카메라는 지난 3월 반일 분위기가 한창 고조됐을 때 홈쇼핑 판매방송 시작40여분만에 시청자 항의전화가 빗발치는 바람에 방송이 중단되기도 했고, 다른 일제디지털카메라도 홈쇼핑 판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케녹스 생산업체인 삼성테크윈이 어부지리를 얻고 있다. 시장조사기관인 GFK코리아 관계자는 "일본 디지털카메라는 홈쇼핑 판매가 거의중단된 상태"라며 "정확한 내용은 3월 실적이 나와야 알겠지만 삼성이 1위로 올라설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올림푸스한국은 한일 수교 40주년을 기념하는 `한일 우정의 해'를 맞아 추진해오던 다양한 이벤트를 전면 보류했다. 잘 몰랐던 서로의 역사를 살펴보자는 뜻에서 양국 대학생이 참여하는 사진촬영행사 등을 준비해왔지만 최근 한일 관계를 감안해 일단 보류하고 추이를 지켜보기로했다. 이런 분위기는 홈쇼핑을 비롯한 유통업계에서도 감지된다. CJ홈쇼핑은 3월 마지막주에 올림푸스, 소니, 후지 등 일제 디지털카메라 판매방송을 일시 중단했다. 이 기간 삼성 디지털카메라 매출은 평소보다 30% 가량 늘었다. GS홈쇼핑도 3월 한달간 일본 디지털카메라 방송 편성을 절반 이하로 줄였고, 현대홈쇼핑도 3월12일 이후 일제 디지털카메라 판매방송을 중단했다. GS홈쇼핑 신진호 과장은 "일본산 디지털카메라 편성을 줄인 뒤 매출을 보면 삼성 케녹스는 분당 600만-1천만원이었으나 일본산은 분당 300만원대로 저조했다"며 "반일 감정이 일본산 상품 구매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로 인수전에 뛰어들었던 CJ는 입찰을 하루 앞둔 지난 달 29일 당초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했던 일본 기린맥주와 결별하고 국내 자본만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로 입찰에 참여했다. 업계에서는 입찰을 위한 각종 조건에서 CJ와 기린의 의견이 맞지 않은 탓이 컸겠지만, 독도분란으로 일본 업체가 포함된 컨소시엄은 진로 인수자로 적합하지 않다는 여론이 일부에서 일었던 것도 결별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일본산 디지털카메라와 소형가전 매출은 평소와 비슷한 수준이며, 400만-600만원대의 고가 피아노인 `야마하 피아노'는 오히려 매출이 최근 12%정도 늘었다. 롯데백화점 이동현 가전담당 바이어는 "백화점에서 일본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낮기 때문에 독도 문제 등이 실제 판매에는 별다른 영향이 미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ㆍ일 관계의 영향이 가장 두드러진 곳은 수입자동차 업계다. BMW와 수입차 업계 1, 2위를 다투는 한국도요타자동차의 고급브랜드 렉서스는지난 3월 한달간 411대가 팔려 599대가 팔렸던 작년 같은 기간보다 판매량이 31.4%감소했다. 3월에 550여대가 팔린 BMW와 판매대수 차이가 100대 이상으로 벌어졌다. 지난 2월에는 렉서스 296대, BMW 273대가 판매돼 렉서스가 BMW를 제치고 수입차판매 1위에 올랐었다. 작년 5월 국내 시장 출시 이후 돌풍을 일으켰던 혼다는 3월 한달간 151대가 팔려 설 연휴 등으로 판매일수가 3월보다 크게 적었던 2월 판매대수(165대)보다도 오히려 판매가 줄었다. (서울=연합뉴스) 산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