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삭기, 지게차 등 중장비 가격을 담합인상한 업체들이 적발돼 710억원대의 무거운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6일 "국내 4개 중장비 생산업체들이 제품가격을 모의해 올리거나 정부 입찰에서 낙찰가 등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하고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중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징계를 받은 업체는 대우종합기계㈜를 비롯해 현대중공업㈜, 볼보건설기계코리아㈜, ㈜클라크머티어리얼핸들링아시아 등으로, 이들은 시정명령과 함께 총 714억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이번 과징금 규모는 지난해 공정위가 부과한 총 과징금 358억원의 2배 수준이며,지난 2000년 군납유류입찰 담합(1천211억원)과 2003년 철근제조사 담합(781억원)에이어 사상 세번째로 많은 카르텔 과징금이다. 공정위에 따르면 대우종기, 현대중공업, 볼보 등 3개사는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굴삭기와 휠로더(Wheel Loader, 흙이나 모래를 트럭에 싣는데 사용하는 기계)의 가격을 합의해서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담합으로 국내에서 13t 휠형 굴삭기 가격이 2001년 7천90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1억1천만원으로 27%나 올랐다. 이들 3사는 또 정부기관이 실시하는 굴삭기와 휠로더 구매입찰에서 낙찰가와 낙찰순번을 모의해 지난 5년간 무려 337회의 정부입찰에서 353억여원 규모의 낙찰을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와 별도로 대우종기, 현대중공업, 클라크 등 3개사는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5차례에 걸쳐 지게차 판매가격 인상률과 인상시기를 협의해 실행에 옮겼으며, 130여차례의 정부 구매입찰에서도 담합행위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공정위 관계자는 "적발된 업체들은 국내 굴삭기와 지게차 판매시장에서 각각 92%와 73%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어 담합으로 인한 피해가 엄청나다"며 "이번 중징계로 인해 카르텔 행위가 고착화된 해당시장의 경쟁기능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나타날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3년간 굴삭기 제조사에 대해서는 가격을 올릴 때마다 공정위에 보고토록 함으로써 카르텔 재발 가능성을 낮췄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정위는 자체 감면제도(리니언시 프로그램)에 따라 굴삭기 카르텔과 관련해 조사에 적극 협조한 한 업체에 대해 과징금 98억원을 감면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승관기자 huma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