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기업들이 미래 성장산업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4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일본 경제,재부양의 발소리'란 기획기사를 통해 불황기에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강화한 대기업들이 미래 성장산업을 '생명선'으로 판단,감량경영에서 벗어나 투자를 확대하는 쪽으로 경영전략을 바꾸고 있다고 전했다. 닛산자동차는 지난 2월 가나가와현 아오야마학원대학 자리에 최첨단 하이브리드차 및 안전운전 기술 연구시설을 만들기로 확정했다. 올해부터 5년 간 총 5백80억엔(약 5천8백억원)을 투자해 연구개발(R&D) 거점을 만들 계획이다. 이 회사를 이를 위해 주요 부품메이커를 유치해 공동 연구개발단지를 만들기로 했다. 신형차의 '전자화'에 대응하기 위한 포석이다. 카를로스 곤 사장 취임 이후 코스트 삭감을 위해 단행했던 '계열 해체'에서 다시 '계열 강화'로 전략을 바꾸고 있는 셈이다. 히타치는 지난달 자동차 및 로봇 개발 등을 맡는 '기계 연구소'를 30년 만에 확장,이전했다. 미키 연구소장은 "반도체 의료 바이오 관련 최첨단 개발 시설을 만들어 부가가치가 높은 디지털 제품군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샤프는 1천5백억엔을 투입,내년을 목표로 미에현 가메야마시에 세계 최대 규모의 '제8세대' 액정 패널 공장을 건설 중이다. 마치다 사장은 "한눈 팔다보면 한국이나 대만에 밀린다"며 "향후 주력인 40~50인치 액정TV 가격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밖에 캐논과 도시바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SED' 공장 건설을 검토 중이다. 중소·중견 기업도 설비투자를 늘리고 있다. 유기EL 제조장치 메이커 돗키는 올해 연구개발비를 지난해보다 13% 확대했다. 츠가미 사장은 "장래 수요에 대비,지금부터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기업들의 투자여력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즈호종합연구소에 따르면 제조업부문 대기업의 총자산이익률(ROA)은 2002년 2%대에서 지난해 5%대로 높아졌다. 거품 붕괴가 시작된 90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소기업의 설비투자도 지난해 전년대비 22% 증가했다. 유지·보수를 위한 투자가 줄어든 대신 증산 및 판매력강화 투자가 늘어 미래지향적인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자신감을 되찾은 기업들이 설비투자 확대에 나서고 있어 일본경제 회복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