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최고경영자(CEO)직제를 없애고 마시코 오사무 사장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는 것을 골자로 한 조직개편을 1일 단행했다. 지난 3월 초 미쓰비시그룹 계열사들로부터 3천억엔(약 3조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은 뒤 경영정상화를 위한 첫 후속 조치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이날 조직개편에서 지난 2000년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사와 자본 제휴를 맺으면서 도입한 CEO와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서구식 직제를 없애고 전통적인 사장 중심체제로 복귀했다. 잇따른 리콜 은폐 사실이 발각되면서 소비자의 신뢰를 잃어 매출 부진과 적자에 허덕이는 미쓰비시자동차가 이번 경영체제 변경을 통해 앞으로 어떤 변화를 보여줄 지 관심이다. ◆사장 1인 중심체제로=조직 개편은 마시코 사장에게 권한을 집중시킨 게 골자다. 각 사업부문의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고 의사 결정을 신속히 처리하려는 게 목적이다. CEO와 COO 직제를 없애는 대신 모든 사업 부서는 사장이 직접 맡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니시오카 다카시 회장이 CEO,마시코 사장이 COO를 맡아왔다. 마시코 사장은 또 니시오카 회장이 맡아왔던 최고 경영방침을 결정하는 '상무회의' 의장직과 기업의 사회적책임(CSR) 업무도 맡게 돼 명실상부한 회사 내 1인자가 됐다. 니시오카 회장은 미쓰비시그룹 계열사와의 협조와 관공서 등 대외 업무를 전담한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사장 밑에 8개 사업부문장을 두고,이들이 생산 관리 및 구매 등 20개 본부를 나누어 관리하도록 했다. 사업부문장은 사장을 보좌하면서 업무에 대한 책임을 진다. ◆가속도 붙는 경영정상화=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 1월 말 발표된 '신재건 계획'에 따라 증자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한 행보를 가속화하고 있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달 10일 증자를 통해 그룹 계열사로부터 총 3천억엔의 '실탄'을 지원받았다. 도쿄미쓰비시은행 1천5백억엔,미쓰비시상사 1천억엔,미쓰비시중공업 5백억엔 등이다. 니시오카 회장은 "새로 확보된 자금은 신차 개발에 사용,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미쓰비시자동차는 현재 9백30여개인 점포 중 수익성이 없는 매장을 폐쇄,점포망을 내년 말까지 8백여개로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도 서두르고 있다. 그러나 미쓰비시자동차의 정상화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도쿄=최인한 특파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