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을 주도하는 극우단체인 '새로운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이 일본의 제국주의 침략을 정당화하고 미화한 후쇼샤(扶桑社)판 역사교과서가 검정통과되는 대로 대대적인 채택운동에본격적으로 뛰어들 태세다. 후쇼샤판 역사교과서의 집필을 주도했던 이 단체는 오는 10일 도쿄 분쿄(文京)시민센터 대강당에서 '일본은 역사교과서에서부터 바로 선다-안녕 '반일'(反日) 이야기'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을 개최한다. 이 심포지엄은 오는 5일 일본 문부과학성이 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한 뒤 첫 개최되는 집회로, 우익 패널들이 다수 참가한 가운데 왜곡교과서 채택확산을 촉구하는선동장이 될 것으로 보여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패널 중에는 최근 내놓은 '반일ㆍ친북 한국의 폭주'라는 책에서 일제의 식민통치가 조선의 경제와 교육발전에 크게 기여했다며 식민지배를 미화했던 일본 다쿠쇼쿠(拓殖)대학 국제개발학부 오선화(吳善花ㆍ49)교수도 참석한다. 특히 교과서 검정결과 발표를 앞두고 일본 지방자치단체 의회들의 '새역모' 지지도 잇따르고 있어 주목된다. '새역모' 웹사이트(www.tsujurukai.com)에 따르면 가나가와(神奈川)현 의회와구마모토(熊本)현 의회는 지난 23일 각각 '공정한 교과서 채택에 대한 청원'과 '학습지도요령의 교과목표에 근거한 중학교용 역사ㆍ공민 교과서 채택을 요구하는 청원'등을 채택했다. 이들 청원은 한결같이 애국심 등 국가주의를 강화한 교과서가 채택돼야 한다는입장을 담고 있다. 새역모는 활동강화를 통해 이같은 지방의회의 지지선언을 지속적으로 이끌어내고 우경화 분위기를 조장함으로써 교과서 채택률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린다는 복안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지방의회의 지지선언이 나오는 것은 집권 자민당이 지난해 전당대회에서국가주의를 강조한 교육기본법의 개정을 당운영 방침으로 정한데 이어 지방 자민당의원연맹에 극우성향의 교과서 채택에 협조토록 압박하는데 따른 것이다. 극우 정치인인 자민당의 아베 신조(安倍晋三) 간사장 대리는 지난해 9월 '새역모'의 전진대회에 메시지를 보내 지지를 약속한데 이어 지난달 27일에는 도쿄의 메이지진구(明治神宮) 회관에서 열린 지방의원 심포지엄에서 "지역 교육위원회가 조용한 분위기에서 교과서를 채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정부가 최우선으로 할일"이라며 후쇼샤판 교과서 채택에 반대하는 교원노조와 시민단체의 움직임을 저지할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또 종군위안부 문제에 대해서도 "(위안부 강제연행에 관여한)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가 지어낸 이야기다. 아사히(朝日)신문이 먼저 이를 보도해 독주했다. 일본 언론이 만들어 낸 이야기가 밖으로 나간 것"이라고 궤변을 폈다. 집권 자민당과 검정책임자인 문부과학성의 노골적인 지지 속에 '새역모'는 지난해 자신들이 만든 역사교과서의 채택률이 0.1%에 못미쳤던 '악몽'을 극복하고 10%채택을 목표로 전방위 공세에 뛰어들었다. (도쿄=연합뉴스) 신지홍 특파원 sh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