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언론이 31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이란과 경기 결과에 대해 전날과 다르게 소개해 눈길을끌었다. 북한의 조선중앙방송, 조선중앙통신, 평양방송은 31일 이란전 경기에서 관중이심판의 오심에 강력히 항의한 소식을 전하면서 경기 결과에 대해 "이란 축구팀이 2대0으로 이긴 것으로 되었다"고 보도했다. 이들 언론은 전날인 30일에는 "경기에서 2대0으로 이란팀이 이겼다"고 소개했다. 심판의 편파 판정으로 잘못된 경기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승복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비친 셈이다. 당초 경기 직후에는 결과에 대한 신속한 보도가 우선이었던 만큼 이란팀이 이겼다고만 소개했다가 내부적으로 이란전 경기결과를 승복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이같이 보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조선중앙텔레비전은 30일 오후 9시 30분 이란전을 1시간 분량으로 편집해 녹화중계, 북한 선수가 이란팀 문전 앞에서 이란 선수의 발에 걸려 넘어졌는데도 반칙이 선언되지 않자 북한 선수들과 관중들이 항의하는 장면 등을 내보냈다. 북한은 지난 25일 평양에서 열렸던 바레인전 결과에 대해서도 심판이 북측에 불리한 편파 판정을 했다고 문제 삼았다.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는 29일 바레인전을 평가하면서 북한팀이 일방적 공세를 퍼붓고도 아깝게 패했지만 "심판의 채점으로 승패를 가르는 경기였으면 하는 엉뚱한 생각이 드는 정도였다"며 주심의 경기운영과 편파판정을 꼬집었다. 북한 대표팀 윤정수 감독도 경기 직후 조선신보와 회견에서 "오늘 경기에서 주심이 너무 상대팀 편을 들었다"면서 "우리는 이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에 정식으로 제기하겠다"고 말했다. 북한 언론은 외국도 아닌 자기 안방에서 바레인전에 이어 이란전까지 심판의 편파 판정 의혹이 불거지자 단단히 화가 난 것 같다.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