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의 가격제한폭이 28일부터 12%에서 15%로 확대되면서 시장에 미칠 영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질적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 될 것"이라는데 시각을 같이하고 있다.


주가변동폭이 커졌지만,투기적 거래에 대한 부담이 그만큼 확대돼 테마에 편승하는 한탕주의식 매매가 줄어들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우량 대형주나,거래량이 많은 중소형우량주가 상대적으로 재조명 받을 것으로 보인다.


◆냉·온탕 줄어든다


코스닥시장의 상·하한가 폭이 12%로 커진 것은 1998년이다.


이전에는 8%였다.


당시 코스닥시장 육성 정책의 일환으로 가격변동폭을 확대키로 하자 시장 일각에서는 "시장이 투기판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았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정반대였다.


가격제한폭 확대 후 1개월간 상·하한가 형성 비율은 20.0% 떨어졌다.


6개월 평균 장중지수변동률도 확대 전보다 22.5% 감소했다.


반면 평균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변동폭 확대 1개월 전보다 각각 86.6%,71.6% 늘었다.


상한가 아니면 하한가였던 가격이 합리적인 선을 찾아 움직이고,이에 따라 거래도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LG투자증권 서정광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가격제한폭이 없지만 시장은 매우 안정돼 있다"며 "가격변동폭이 커지면 이유 없는 상한가 종목이 줄어드는 등 투기적인 매매가 사라지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진단했다.


◆PER 낮아 매력적


코스닥시장의 기관 및 외국인 투자 비중이 거래소시장보다 낮은 것은 시장에 대한 불신이 큰 몫을 하고 있다.


며칠씩 상한가를 치다가 곧바로 하한가로 추락하는 일이 다반사여서 가격 변동성이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하한가 폭이 확대돼 투기적 매매가 줄어든다면 외국인이나 기관 등 큰 손들이 적극적으로 매매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삼성증권 조우근 연구위원은 "코스닥시장의 기술주 평균 PER(주가수익비율)가 9배 정도에 불과한 데 반해 일본 자스닥은 33배,미국 나스닥은 24배나 된다"며 "시장이 신뢰를 회복한다면 기관과 외국인이 적극적으로 코스닥 주식을 매매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투자자 책임 커진다


상·하한가를 15%로 확대하는 것과 함께 28일부터 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 기간이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상장 후 무상증자를 일정기간 못하게 했던 규정도 없어진다.


상장 규정이 완화되는 만큼 퇴출도 쉬워진다.


대우증권 신동민 연구원은 "가격제한폭 확대와 함께 상장기업 진입 및 퇴출이 용이해져 투자자들의 책임이 더 커졌다"며 "투기적인 매매를 할 경우 큰 리스크를 안게 된다는 점에서 신중한 매매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화증권 이영곤 연구위원은 "시장의 합리성이 인정을 받으면 결국 실적이 좋은 기업들의 주가가 재평가받는다"며 "외국인과 기관이 선호하는 대형 우량주나 거래량이 많은 중소형 우량주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