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사무실 임대료,호텔비는 국민소득 3만달러 이상인 런던 도쿄수준이지만 생활만족도는 동남아보다 못하다' 정부가 선진국 진입의 핵심전략으로 동북아 금융.물류허브 전략을 내세우고 있지만 교육 의료 외국어소통등 도시.생활서비스의 글로벌경쟁력이 선진국은 물론 중국등 경쟁국과 동남아에도 못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21일 한국경제신문이 KOTRA해외무역관과 종합무역상사 지사 등을 통해 세계 주요 비즈니스 중심지역의 생활서비스 및 가격 수준을 비교조사한 결과 서울은 주거 사무실 호텔 레저 등의 가격이 뉴욕을 제외한 도쿄 런던 파리 수준과 맞먹고 독일의 프랑크푸르트,상하이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고비용구조에 비해 외국인을 위한 교육 의료서비스,언어소통 등 글로벌 생활경쟁력은 홍콩 싱가포르는 물론 도쿄 베이징 상하이 등에도 뒤지는 동아시아 꼴찌 수준인 것으로 외국계 컨설팅회사 등의 조사에서 드러나고 있다. 서울대 최막중 교수는 "생활만족도와 비용을 비교해 볼 때 서울을 비롯한 한국의 대도시들은 세계에서 가장 비싸면서 매력은 없는 기형적인 구조"라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행정도시 건설을 계기로 의료 교육 법률 등 각종 서비스 시장개방을 통해 서울 등 대도시의 글로벌경쟁력을 높이지 않으면 동북아허브는 물 건너간 얘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 생활은 비싸기만 하고 매력이 없다'는 인식으로 인해 선진국 비즈니스맨들 사이에 서울은 싱가포르 홍콩 도쿄는 물론 방콕 상하이보다 해외파견 근무지로 선호도가 떨어진다. 국내에서 국제헤드헌팅 사업 등을 벌이고 있는 맥키니컨설팅의 스티브 맥키니 대표는 "서울 근무 발령을 받는 대다수 외국인들은 주택 교육 의료 등 생활여건을 걱정하고 가족 동반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는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런 상황인 데도 정부는 지역균형발전 명분을 내세워 한국에서 그나마 가장 글로벌경쟁력이 앞선 수도권지역에 대한 규제를 푸는 데 주저하고 있다. 심지어 경제특구인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한 교육(외국인학교 투자)과 대기업투자규제조차 아직 풀리지 않고 있다. 이렇다 보니 한국에 대한 주한 외국인의 실망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외국인투자유치 기관인 인베스트코리아가 지난해말 외국기업인을 대상으로 생활환경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27.4%)는 응답은 1년 전 조사때보다 25%포인트나 격감한 반면 '불만족'(27.8%)은 18%포인트나 증가했다. 김수언 기자 soo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