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정유사인 SK의 주가는 전통적으로 환율 변화에 좌우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업종 특성상 원재료인 원유를 해외에서 수입하는 데다 외화차입금도 많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하락세는 SK 주가에 큰 호재다. 전문가들은 환율하락 이외에도 석유 공급부족으로 SK의 실적이 호전될 것으로 전망한다. 중국의 고도성장과 미국 경기의 호전으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지만 생산능력은 이에 미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가 시대로 접어들수록 SK는 더 많은 반사이익을 얻게 된다. 2003년 말 현재 한국이 확보한 해외 석유·천연가스 유전에서 뽑아쓸 수 있는 양의 45%가 SK의 지분이다. 2위인 한국석유공사(26.5%)보다 훨씬 많다. 지분율이 높은 만큼 석유생산 때 얻는 배당금도 많다. SK는 지난해 석유개발사업 부문에서 전년보다 1백67.5% 늘어난 2천7백58억원의 매출과 1백84.6% 증가한 1천9백8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올해 이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4천3백72억원과 3천35억원으로 각각 58.5%,53.0% 증가할 전망이다. 석유 공급부족은 원유 정제마진을 더욱 높여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진다. 정제마진은 한국 생산기준으로 2002년까지 배럴당 2달러 안팎이었으나 지난해 10월엔 14.6달러로 폭등했다. 3월에도 13.7달러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백관종 서울증권 연구원은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8.7%와 22.7% 늘어난 18조9천2백62억원과 1조9천8백82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했다. 이건호 기자 leek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