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인천과 경남 양산시에서 문을 연 모델하우스에 기대 이상의 인파가 몰리면서 업계는 "분양시장이 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기대를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분양시장 회복으로 해석하기엔 시기상조"라는게 대부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입지여건이 뛰어난 대단지 공급이 올들어 처음인데다 최근 집값 회복세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심리가 다소 살아난데 따른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물론 일부에선 분양시장이 다시 살아나는 징후라는 응답도 나왔다. 7일 한국경제신문사가 건설업체 마케팅팀,부동산정보제공업체,연구소 등 일선 부동산 전문가 20명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분양시장 회복' 여부에 대한 긴급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응답자의 70%가 '아니다(시기상조)'라며 지난 주말 열기는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반면 '판단유보'(20%)와 '살아난다'(10%)는 소수 의견에 그쳤다. ◆시기상조 및 일시적 현상 오랜만에 모델하우스에 엄청난 인파가 북적인데 대해선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이면서도 전반적인 분위기로 확산되기엔 역부족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20명의 응답자 가운데 14명이 '회복은 아니다'고 답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그동안 수요자들의 눈길을 끌만한 신규분양이 없었기 때문에 이번 인천과 양산의 동시분양이 관심을 모은 것 같다"며 "계약률이 미지수인만큼 아직은 시장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착시현상을 불러일으킨 요인으로 3가지를 꼽았다. 우선 최근 판교 주변과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반등하면서 시세 바닥론이 힘을 얻은 결과다. 기존 집값이 바닥을 치고 오름세로 돌아서자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신규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둘째로 이번 동시분양의 경우 실수요층이 두터운 곳에서 이뤄졌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부동산컨설팅업체인 DK의 유성식 팀장은 "시장이 전반적으로 침체돼 있지만 실수요층이 두터운 곳은 있게 마련"이라며 "입주물량이 많지 않으면서 대형 평형 공급이 적었던 지역에선 일시적인 열기가 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계약률을 지켜봐야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청약률과 계약률을 지켜봐야 한다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지난 주말의 모델하우스 방문열기가 청약률과 계약률로 이어져야 시장의 봄을 거론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작년 말 청약률은 높았지만 계약률은 기대 이하여서 속앓이를 했던 업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황용천 해밀컨설팅 대표는 "내방객과 계약률은 다르다"며 "다소 계약률이 높아지겠지만 완연한 봄이 왔다고 느낄 정도로 높은 계약률을 기대하긴 이르다"고 말했다. 이같은 의견은 특히 '유보의견'과 '살아난다'고 답한 설문대상자들에게서 강하게 나타났다. 내집마련정보사 함영진 팀장은 "계절적 수요와 주요 대형단지들이 한꺼번에 몰려 일시적이나마 청약심리가 살아난 결과"라며 "초기 계약률이 50%를 넘어서야 분양시장이 회복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피드뱅크 김은경 팀장은 "최근 집값 상승 분위기 때문에 신규 분양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이번 동시분양의 계약률을 봐야 분양시장의 회생 여부를 전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동민·김형호·조재길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