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석달 사이 은행에서 정기예금이 10조원 이상이 빠져나가는 등 은행권의 자금이탈이 좀처럼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예금은행의 정기예금은 지난해 11월 1조5천589억원이빠져나간데 이어 12월에는 무려 3조4천891억원이 감소했으며 올해 1월 역시 3조3천17억원이 줄었다. 또 2월들어서는 1-15일중 2조1천억원 가량이 이탈했다. 따라서 작년 11월 이후 석달 보름간 은행권에서 빠져나간 정기예금 규모가 총 10조5천억원에 달했다. 이처럼 단기간에 은행에서 10조원이 넘는 정기예금이 이탈한 것은 전례가 없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은행의 정기예금이 대거 이탈하는 것은 연 3%대에 불과한 초저금리 상태에서 물가상승분과 이자소득세를 감안한 실질이자수입이 마이너스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한은의 설명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특판예금이라는 금리우대 상품을 내놓아도 금리의 절대수준이 워낙 낮은데다 주식시장과 부동산시장 등 실물부문이 회복기미를 보이면서정기예금 이탈을 막는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이달 15일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콜금리를 동결한 후 일부 시중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 자금유치에 나서고 있으나 금리 인상폭이 0.1-0.2%포인트 수준에그치고 있어 금융계에서는 앞으로 당분간 정기예금 이탈현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있다. (서울=연합뉴스) 박상현기자 shpar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