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이 생명인 군에서 아직도 황당한 보안유출사고가 자주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8일 국군기무사령부에 따르면 지난해 군 기밀취급자의 부주의로 각종 기밀자료가 도로상이나 야산, 승용차, PC방 등에서 발견돼 민간인의 신고로 부대로 되돌아온사례가 많았다는 것이다. 지난해 8월 경기도 양주시 백석읍 도로상에서 발견된 기밀서류는 황당한 보안유출 사고의 대표적인 사례다. 민간인 이모(60)씨의 신고로 지역 기무부대에서 회수했던 문제의 서류는 군사Ⅱ급 기밀서류 5종이 철해진 바인더로 자칫 고정간첩이나 불온자의 손에 넘어갔으면심각한 문제를 낳을 뻔 했다. 기무부대 조사 결과 이 서류 바인더는 육군 O군단 소속 A중사가 을지포커스렌즈(UFL)연습 사전대비 훈련 때 부주의로 잃어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해 4월에는 강원도 철원군 갈말읍 야산에서 군사지도 3매와 투명도(병력.시설 등을 그린 투명한 비닐) 1장이 발견됐다. 산나물을 채취하던 주민이 발견한 이 지도는 산악훈련 중이던 인근 부대에서 분실한 것으로 추정됐을 뿐 어느 부대에서 유실했는지는 끝내 밝혀내지 못했다. 또 양화대교 인근 한강 둔치 주차장의 승용차 안에서 군사지도가 발견되기도 했다. 산책을 나온 시민의 신고로 발견된 이 지도는 10만 분의 1 축척 군사지도로 조사 결과, 육군 OO사단 B대위가 부대서 가지고 나와 개인 승용차에 장기간 방치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도 구리시의 한 PC방의 컴퓨터에서는 일반 군사자료 2건(A4용지 10매 분량)이 발견되기도 했다. 육군 O군단 소속 C상병 등 2명이 업무 차 시내에 나왔다가 소속 부대에 급히 보고할 문서를 작성하느라 PC방 컴퓨터를 사용했다가 자료를 삭제하지 않고 부대로 복귀해 일어난 사고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001년에는 더욱 황당한 기밀서류 분실 사례도 있었다. 육군 OO사단 작전처 지휘통제장교인 D중위는 군 인쇄소에서 군사Ⅲ급 기밀인 사단 작전 예규 인쇄본을 군용 승용차 뒷좌석에 싣고 가다가 일부를 유실했다. 승용차가 도로상 과속 방지턱을 통과하면서 싣고가던 서류가 흩어졌고 이를 정리하기 위해 도로변에 차를 세우고 뒷문을 여는 순간 서류가 차량 밖으로 쏟아진 것. D중위는 운전병과 함께 도로 위에 흩어진 서류를 주었으나 도로변 숲속으로 날아가 버린 서류를 보지 못했고 결국 민간인이 이를 발견, 신고했다. 기무사 관계자는 "보안을 생활화하자는 교육을 지속적으로 실시하고 있지만 기밀자료 유실 사례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며 "대부분 민간인의 신고로 유실된 기밀서류를 회수하고 있으나 미신고된 것도 많은 것으로 보여 보안교육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three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