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전북 익산경찰서는 보험사기단 6개파를 적발했다. 검거된 사람은 2백36명.조직폭력배,자동차공업사 직원,병원 사무장,앰뷸런스 기사,보험설계사,카센터 직원 등 다양했다. 이들이 지난 98년부터 작년 7월까지 보험범죄로 취득한 금액은 25억3천7백74만원.보험범죄 단일사건으로는 전국 최대 규모였다. 이처럼 최근 보험범죄는 조직화.기업화되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이러다보니 보험범죄도 갈수록 지능화.고도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보험범죄에 가담하는 연령이 급속히 낮아지고 있는 점도 두드러진다. ◆조직화·기업화=최근 적발되는 보험범죄엔 대부분 1백여명 안팎이 관련돼 있다. 그만큼 조직화·기업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이처럼 보험범죄가 조직화·기업화되고 있는 것은 범죄의 용이성이 부각되면서 조직폭력배들이 개입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손해보험협회의 분석이다. 작년 1월 대전에서 검거된 보험사기단(일명 보험빵)은 조직폭력배들이 조직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대전지역에서 활동 중인 조직폭력배 'Y파' 등 4개파 33명은 병원 래커차 구급차업자 등과 공모해 총 73회에 걸쳐 합의금 명목으로 5억5천만원을 받아냈다. 이 사건으로 1백44명이 검거되고 32명이 수배됐다. 작년 5월 경기 성남에서 검거된 'S파'는 조직 재건을 위해 보험범죄를 저질렀다. 이들은 수감 중인 두목 및 조직원의 뒷바라지와 조직 재건을 목적으로 범죄를 실행,15억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 특히 인터넷 다음카페에 '면허증 대출'이란 사이트를 개설한 뒤 응모한 사람들에게 사고 요령 등에 대해 교육하는 등의 지능적인 방법을 동원한 것으로 나타나 범죄수법도 지능화·고도화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연령화·패륜화=경기 침체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나타난 특징은 보험범죄에 가담하는 연령이 점점 낮아진다는 점이다. 특히 청년 실업자가 증가하면서 젊은층이 보험사기에 연루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작년 12월 경찰에 붙잡힌 S씨(25·여)도 그 중 한 명이다. 지난 2003년 4년제 대학을 졸업한 S씨는 작년 초 직장을 잃으면서 친구의 유혹에 빠졌다. S씨는 작년 여름 친구의 말에 따라 교통사고 피해자로 위장해 입원했고,보험회사로부터 합의금 1백10만원을 받아냈다가 '사기 전과 1범'이란 낙인이 찍혔다. S씨와 함께 입건된 33명 중 주동자 2명을 제외하면 대부분이 20대 초·중반의 청년실업자였다. 작년 1월부터 9월까지 보험사기로 적발된 사람 3천2백30명 중 30세 미만은 1천6백45명으로 전체의 50.9%에 달할 정도로 보험범죄는 갈수록 저연령화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른바 생계형 범죄가 많아지면서 보험금을 노리고 친족 살인까지 서슴지 않는 패륜화 현상도 눈에 띄고 있다. 강원도 홍천에 사는 김모씨(35)의 경우 아내 명의로 2∼3개월 동안 8개의 보험에 가입했다. 6개월 후 보험금을 타낼 목적으로 아내를 승용차에 태우고 호수 속으로 돌진했다. 고의로 낸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죽지 않자 일부러 목을 졸라 살해한 후 13억원의 보험금을 받아냈다가 쇠고랑을 찼다. ◆다양화 및 급증세=보험범죄의 70%는 교통사고를 통해 이뤄지고 있다. 자동차가 증가하면서 범죄가 용이해진 데다 범행 입증이 어렵기 때문이다. 또 치료비를 허위 또는 과다 청구하는 병·의원 관련 보험범죄도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엔 자동차를 훔쳐 해외로 불법 수출하는 범죄도 증가하고 있다. 2002년의 경우 도난당한 차량은 1천9백여대로 보험사들은 2백10억원을 지급했다. 양두석 손보협회 보험범죄방지센터장은 "보험범죄로 인한 피해금액 1조원을 줄이면 보험료를 10%가량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범죄를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되는 이유다. 하영춘 기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