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은 4일 호텔롯데 대표이사 사장에 장경작 전 조선호텔 사장,롯데정보통신 대표에 오경수 시큐아이닷컴 사장,대홍기획 대표에 박광순 전 i-TV 전무를 영입하는 등 사장단 10명을 교체했다. 또 이철우 롯데마트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시키는 등 총 86명의 임원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롯데는 이날 이같은 내용의 올해 임원 정기인사를 발표했다. 롯데그룹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대과 없이 좋은 성적을 올린 임원들이 많이 승진해 지난해보다 3명 더 많은 창사이래 최대 규모 승진인사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창사 이래 최대 승진 인사 이번 정기인사의 가장 큰 특징은 사장단이 10명 교체되고 3명이 승진했다는 점이다. 호텔롯데 정보통신 대홍기획 외에 한국후지필름 대표이사에 유창호 그룹 경영관리본부 신문화실장(전무),롯데자이언츠 대표이사에 하영철 롯데제과 전무,코리아세븐 대표에 정황 칠성음료 전무,롯데산업 대표에 김수현 상무,롯데냉동 대표에 이동진 롯데마트 이사,롯데후레쉬델리카 대표에 김인한 전 이사,롯데제약 대표에 조철우 전 이사가 각각 임명됐다. 또 이영일 호남석유화학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백효용 롯데상사 대표이사 부사장이 사장으로 각각 승진했다. 롯데햄·우유의 남정식 대표는 롯데산업 대표를 겸직하고 있다가 이번 인사로 롯데햄·우유 대표만 맡게 됐다. 호텔롯데를 제외한 롯데쇼핑의 이인원 사장,롯데제과의 한수길 사장 등 그룹 주력사의 사장단은 유임돼 '신·구 사장단의 조화'가 이뤄졌다는 점도 주목된다. 퇴임여부로 관심을 모았던 원로급 중에는 한수길 제과 사장(64),남 햄?우유 부사장(65),원계태 기공 대표(63),강광언 물산 대표(64) 등이 유임돼 65세를 기준으로 퇴진이 결정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1963년 창립 이후 '일본식 종신고용'을 지켜온 기업으로 평가 받아왔다. 신격호 회장은 그러나 이번에 계열사 10곳의 대표이사를 교체함으로서 그룹 전반의 '혁신'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외부인사 적극 영입 삼성출신을 비롯한 외부 인사를 적극 수혈했다는 점도 관심이다. 호텔롯데 장 신임 사장(62)은 신세계백화점 출신으로 부사장을 지낸 뒤,2002년까지 10년간 조선호텔 사장을 역임했다. '일본통'이며 영어에도 능통해 호텔 CEO로 제격이라는 평가를 받아 영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정보통신의 오 신임 대표(49)는 삼성물산과 에스원을 거쳐 정보보안업체인 시큐아이닷컴 대표와 정보보호산업회장을 지냈다. 대홍기획 박 대표는 삼성종합건설 대홍기획 이사로 일하다 i-TV 전무로 잠시 친정을 떠난 후 이번에 대표로 복귀했다. ◆신동빈 부회장 영향력 강화 신격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빈 부회장은 정책본부장으로서 정책본부 실무책임자들을 승진명단에 포함시켰다. 계열사 투자를 총괄하는 좌상봉 상무(정책본부 운영실장)와 신헌 롯데쇼핑 상무(수도권판매본부장)를 전무로 승진시켜 자신의 체제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