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총선이 예상보다 높은 투표율로 성공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선거 참여를 거부해 온 이슬람 수니파의 정치참여여부가 이라크 안정을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이라크 지도자,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은 31일 이라크총선에 대해 '성공'과 '진전'이라고 환영하면서도 이라크 헌법 제정 등 정치과정에 수니파를 참여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라크 내에서 가장 강력한 이슬람 수니파 단체로 선거 거부를 촉구해온 이슬람학자위원회(CMS)는 이날 선거가 불법적이었다고 선언하는 등 여전히 미국이 주도하는 이라크 정치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은 부시 대통령과 가지 알-야와르 이라크 대통령, 이야드 알라위 총리가 전화 통화에서 향후 정치 과정에 투표참여 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이라크인을 참여시키고 수니파도 포함시킬 필요가 있음을 재확인했다고 말했다. 알라위 총리도 기자회견에서 선거의 최종 결과는 2주일 안에 나올 것이라며 차기 정부에서 모든 사람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도록 모두와 협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럽연합(EU)도 총선은 이라크인들에게 위대한 날이며 이 지역에 대한 '강력한 신호'라며 환영하고 새 정부는 수니파 등 소수파의 권리를 보호할 것을 촉구했다. EU 의장국인 룩셈부르크의 장 아셀본 외무장관은 이 총선은 민주주의와 자유, 평화를 향한 매우 중요한 발걸음이라며 총선으로 다수파인 시아파의 지배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수니파의 이익도 보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니파의 낮은 투표율은 이번 선거로 구성돼 이라크의 기본법을 제정할 "제헌의회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이 논의에 수니파도 참여해야 하며 EU는 이라크 당국이 수니파를 참여시키도록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미국이나 이라크 정부가 수니파의 정치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팔루자 대공세 이후 갑자기 수니파의 거점으로 부각된 모술에서 선거가 제대로 치러졌는지를 놓고 미국과 수니파 지도자들 사이에 주장이 엇갈리는 상황이다. 이슬람학자위원회의 셰이크 오마르 라지브 대변인은 "라마디에서는 한 명도 투표하지 않았고 모술과 디얄라주, 사마라 등의 대다수도 투표하지 않았으며 칸다리와 아부 그라이브와 주변 마을 등 바그다드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며 투표율이 60~75%라는 것은 과장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브뤼셀ㆍ워싱턴 AFPㆍ교도=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