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정상화를 위해 설날 연휴도 반납했어요."(압연부 손일만 주임) 지난 28일 INI스틸 당진공장 A열연강판 공장.직원들이 지난 98년부터 먼지가 수북이 쌓인 설비를 7년만에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고 교체하느라 한창이었다. 설비가동 준비작업을 벌이는 A열연 공장 직원 3백명 중 70%는 설 연휴에도 출근키로 했다. 오는 3월초 시험가동에 이어 5월 상업생산에 본격 돌입할 예정인 A열연 공장은 INI스틸이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 정상화의 첫 신호탄을 쏘아올릴 사업장.A열연 공장이 성공적으로 열연강판을 뽑아내느냐 여부가 당진공장 전체(옛 한보철강)의 정상화를 가늠하게 된다. 설 연휴를 반납했어도 A열연 공장 직원들은 신바람이 나 있다. "바다를 매립해 내손으로 건설했던 공장을 다시 가동시킬 수 있어 마음이 설렙니다."(제강부 이실영 계장) A열연 공장의 준비작업은 막바지다. 옛 한보철강이 지난 97년 완공했으나 부도로 98년부터 가동 중단한 탓에 부식된 배관과 전선 등을 바꾸고 있다. 고철을 녹여 쇳물을 만들어내는 대형 전기로도 정비했다. 전기로 1기를 완비하면 한번에 1백70t의 고철을 넣어 1백50t의 쇳물을 쏟아낼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 달 전부터 고철 확보령이 떨어졌다. 현대·기아차와 현대중공업 등에서 쓰고 버린 고철과 쇠붙이는 모두 긁어모으라는 지시다. 그래야 연간 1백80만t의 열연강판을 뽑아낼 수 있기 때문. 압연부에선 제어 컴퓨터 업그레이드에 한창이었다. 기존 컴퓨터로는 압연공정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어서다. 이같은 A열연 공장의 정상화에는 보수투자비 4백50억원,외관 도색비 1백50억원 등 총 6백억원이 투입된다. 준비작업에 투입된 3백명은 기존 직원,재입사 직원,신입 사원 등이 각각 3분의1씩이다. 충청남도 역시 당진공장의 조기 정상화에 든든한 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부도 후 7년여간 주인 없이 표류하면서 지역경제에 고통을 준 공장이기에 각종 지원을 약속했다. 심대평 충남 도지사는 이날 당진항 명명식에 참석하기에 앞서 당진공장을 찾아 INI스틸의 임직원을 격려했다. "고급인력이 부족해 기능대학 설립이 절실하다" "교육·문화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공용 임대 아파트도 지어달라" 등의 각종 건의에 고개를 끄덕였다. A열연 공장을 시작으로 B열연 공장 등이 정상 가동되는 내년 8월께면 당진공장은 3천명의 고용창출 효과와 2조원의 신규 투자효과를 내게 된다. INI스틸은 인천과 포항 당진 등 3개 공장의 조강 생산능력을 합쳐 세계 2위의 전기로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새 주인을 만났으니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직원들의 한결같은 의지가 당진공장을 포항제철소 못지 않은 철강 메카로 거듭나게 할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당진=김홍열 기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