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 연례회의(다보스포럼)가 26일스위스 알프스지역 스키 휴양지 다보스에서 세계 정치ㆍ경제계 지도자 2천250명이참석한 가운데 '어려운 선택들을 위한 책임'을 주제로 개막됐다. 이날 개막회의에서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와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 등 주요 인사들은 기후변화 및 빈곤 대처, 에이즈 퇴치 등을 위해 전세계가 공동 노력해야한다고 역설했다. WEF사무국은 참석자들이 올해는 경제나 무역보다는 빈곤 해결이나 공평한 세계화 등을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과제로 설정하는 등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전했다. 30일 폐막하는 이번 포럼기간에는 200여 차례 워크숍과 토론회에서 중동 문제,중국의 영향력 증대, 인종문제 등 다양한 이슈가 논의될 전망이다. 블레어 총리는 기조연설에서 자신이 올해 의장을 맡는 선진 8개국(G8)회의와 하반기 의장이 되는 유럽연합(EU)에서 빈곤과 기후변화 대처에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교토 의정서 불참을 겨냥, 온난화의 원인에는 이견이 있지만 다양한 기후변화 징후들이 다수의 의견을 뚜렷하게 뒷받침하고 있다며 "다수 의견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지만 귀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해 미국의 동참을 호소했다. 또 조지 부시 미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전세계 폭정종식에 초점을 맞췄지만 군사력만으로는 테러에 대처할 수 없음을 인정, 미국 외교정책의 일관성 있는 발전을보여준다고 옹호하며 미국과 세계는 상호 이해에 노력해야한다고 촉구했다. 악천후로 다보스에 오지못한 시라크 대통령은 화상연결을 통해 에이즈를 퇴치하기 위해 현재 연간 60억달러가 투입되고 있지만 최소한 100억달러가 필요하다며 "우리는 이 무서운 전염병 앞에서 좌절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예컨대 항공유나 선박유, 자본의 국내외 이동에 세금을 물리고 연간 30억장이 팔리는 항공 티켓에도 1달러 정도의 소액 세금을 붙이면 관련 업계에 피해를주지 않고도 연간 수십억 달러를 추가 모금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올해 참석자 명단에는 빅토르 유시첸코 신임 우크라이나 대통령, 중국의 위상확대를 상징하는 황주(黃菊) 국무원 부총리 등 새로 부상한 지도자들이 포함됐다.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도 참석 예정이나 실제 참석할지는미지수이며, 미국은 상대적으로 직급이 낮은 로버트 졸릭 무역대표부(USTR)대표를파견한다. 이밖에 샤론 스톤, 안젤리나 졸리, 리처드 기어, 보노, 라이오널 리치 등 연예인들도 부채 탕감과 빈곤 축소 등을 촉구하기 위해 참석한다. 한편 이날 브라질 포르투 알레그레에서는 예년처럼 다보스포럼이 지지하는 세계화에 반대하는 환경단체, 이코노미스트, 자유주의자, 노동운동가 등이 모여 세계사회포럼을 열었다. (다보스 AFP=연합뉴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