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월 주택거래신고제 시행 이후 9개월 가까이 지속돼 온 '강남 하락,강북 상승'의 서울 집값 구도가 올들어 역전되고 있다. 비록 연초이긴 하지만 올들어 강남권 주요지역의 아파트 값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상승세로 돌아선 반면 강북지역은 지난해 상승세를 보이던 일부 지역이 되레 하락세로 접어들고 있다. 부동산포털업체인 유니에셋에 따르면 올들어 한강을 기준으로 남쪽 지역의 아파트값은 평균 0.06% 올랐으나 북쪽 지역은 0.08% 떨어져 지난해와 상반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강남권에서는 강남구(1.05%)를 선두로 강동구(0.14%)와 송파구(0.10%) 등이 일제히 올랐다. 강북권에서는 도봉구(-0.53%) 노원구(-0.37%) 광진구(-0.11%) 등 상당수 지역이 하락세를 보였다. 이는 지난해 주택거래신고제 시행 이후 강남구를 비롯한 강남지역 아파트값은 하락세,강북지역은 상승세를 탔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 강남권에서는 송파구(-4.62%)를 비롯 강남구(-3.78%) 강동구(-2.96%) 등이 모두 하락세를 보이면서 평균 1.29%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반면 강북지역은 용산구(10.93%),성동구(3.93%) 광진구(3.61%) 등이 크게 올랐었다. 하지만 지난해 낙폭이 가장 컸던 서울 송파구의 경우 재건축 아파트값이 지난주에만 2.27% 상승했고,강동구도 0.57% 오르며 가격상승 주도권이 강북에서 강남으로 다시 옮겨가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재건축개발이익환수제의 시행 연기 가능성과 부동산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재건축 단지가 밀집한 강남권에 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반면 재개발이 상대적으로 많은 강북권은 별다른 호재가 없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 34평형은 전주보다 4천만원 오른 6억7천5백만원,신천동 시영 20평형은 1천5백만∼3천만원 오른 7억9천5백만원대의 시세를 보이고 있다. 가락시영도 평형별로 1천만원씩 추가 상승하면서 3억3천5백만∼4억7천만원선을 보이고 있다. 강남구도 개포주공 1단지 13평형이 그동안 나와 있던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작년 말에 비해 3천만원 상승한 4억3천만∼4억5천만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강동구 고덕주공 3단지 16평형도 1천5백만원가량 상승했다. 유니에셋 김광석 팀장은 "올들어 재건축 단지가 밀집해 있는 강남권의 아파트값이 다시 강세를 보이며 집값을 주도하고 있다"며 "다만 실거래는 여전히 부진한 편이어서 최근의 가격 움직임이 언제까지 계속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김형호 기자 chs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