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상하이 시내에서 차로 1시간여를 달리면 대소양산항과 상하이를 잇는 둥하이대교 공사현장이 나타난다. 대소양산항은 군도에 세워지는 항만으로 육지를 잇는 둥하이대교 길이는 31km에 달한다. '대국'답게 중국은 길이 30km가 넘는 다리를 건설중이다. 중국 정부는 소양산도에 28개 선석,대양산도에 22개 선석을 단계적으로 건설해 2020년 총 2천5백만TEU의 컨테이너를 처리하는 세계 최대규모의 항만을 만든다는 계획아래 그 일부를 올 12월에 개장한다. 대소양산항의 개항은 부산항에는 악재다. 대소양산항이 완공되면 부산항 물동량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부산항을 거친 뒤 미주나 유럽으로 이동하는 톈진 다롄 칭다오 등 중국 동북 3성 지역의 환적화물이 감소할 가능성이 크다. 동북 3성 항만이 공공연하게 '타도 부산'을 외치고 있는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다. 이미 부산은 상하이에 많이 뒤처져 있다. 90년대까지만 해도 부산항은 상하이항을 압도했지만 재작년부터 역전돼 지난해에는 그 차이가 더 벌어졌다. 상하이항은 1천4백42만TEU를 처리한 반면 부산은 1천1백42만TEU에 그쳤다. 물론 한국도 부산신항 등의 개발을 서두르고 해외선사에 대한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상하이를 견제하고 있다. 하지만 곳곳에서 위험징후가 나타나는 것도 사실이다. 외국 물류회사를 끌어들이기 위해 조성한 항만 배후부지는 정지작업도 제대로 돼 있지 않다는 민원이 빗발치고 있다.해외에 한국의 강점이라고 홍보하는 거미줄 같은 피더망(지역 군소항만을 연결하는 배편)도 중소 해운선사의 몰락으로 언제 사라질 지 모를 처지다.부산신항과 구항을 연결하는 고속도로는 신항 개항 후 한참 뒤에야 완공될 예정이다. 부산항이 상하이항을 꺾기 위해서는 '동북아 물류중심'이라는 거창한 구호보다 현실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는 좀 더 귀담아 들어야 한다. 상하이=송형석 사회부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