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법원 경매시장에서 돈되는 물건만 선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올해 법원 경매시장이 유망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지만 이달들어 진행된 경매에선 유망 물건에만 선별적으로 사람이 몰리고 있다. 경매 전문가들은 수익성 부동산,재료가 있는 지역의 토지,경매펀드가 매입할 것으로 예상되는 물건 등이 향후 경매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경매에 대한 관심이 입찰 열기로 이어지지는 않아 연초 진행된 경매에선 투자 열기를 피부로 느끼기 어렵다. 경매에 부쳐지는 물건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나 입찰자는 증가하지 않고 있다. 법무법인 산하의 강은현 실장은 "통상 경매에 부쳐지는 매물의 40% 정도가 주인을 찾아가면 경매시장이 뜨겁다고 말할 수 있지만 아직까지 낙찰률은 25%선 전후에 그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경매시장을 찾는 사람은 많다. 각종 경매 강좌를 듣고 있는 교육생들이 현장 학습차원에서 경매시장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차별화·양극화 심화 물건별로 낙찰률 및 낙찰가율(낙찰가÷감정가)의 차별화가 심화되고 있다. 아파트의 인기가 떨어지고 있는 게 의외의 현상이다. 서울 강남권 경매물건 중에서도 2회 유찰되는 물건이 나오고 있다. 지난 3일 동부지법에 나온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의 경우 감정가의 80%선에서 입찰에 들어갔지만 아무도 응찰하지 않았다. 외곽지역에선 3회 유찰되는 아파트도 가끔 나온다. 이에 반해 재료가 있는 물건에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입찰자가 몰리고 있다. 지난 3일 동부지법에서 경매에 부쳐진 송파구 마천동 소재 다세대주택에는 13명의 입찰자가 몰렸다. 이 물건은 감정가의 1백30% 수준에서 낙찰됐다. 주변이 뉴타운으로 개발된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또 지난 14일엔 강남구 청담동 소재 상가가 공유지분이라는 약점에도 불구하고 첫 입찰에서 4명의 응찰자가 경합을 벌인 끝에 감정가의 1백30% 수준에서 낙찰됐다. ◆수익성 물건·토지 인기몰이할 듯 경매 전문가들은 수익성 물건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다고 전했다. 지금은 시세차익보다는 임대수입을 노려야 하는 시기라는 판단에서다. 따라서 요지에 위치한 상가나 중소 규모의 빌딩이 인기다. 메트로컨설팅의 윤재호 사장은 "두세 명씩 짝을 지어 수익성 물건에 공동응찰하려는 이들이 부쩍 늘어났다"고 말했다. 경매펀드 등장으로 1백억원 전후의 중대형 물건에 대한 수요도 늘 전망이다. D경매컨설팅업체 관계자는 "증권 은행 자산운용사 등 여러 분야의 금융기관들이 최근 들어 경매펀드 설립에 대해 자문해 왔다"며 "경매펀드가 늘면서 경매펀드 간의 수익성 물건 찾기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