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표준가격 첫 공시] 중개업소들 강력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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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4월30일 단독주택 가격공시제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14일 표준주택 가격을 발표하자 부동산 중개업소들이 일제히 반발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매매가 안되는 판에 취득·등록세 등 거래세 부과기준을 시가의 80%선까지 높인 조치는 아예 거래를 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용산구 한남동의 K부동산 관계자는 "아파트도 거래가 거의 끊겼는데 세금까지 높이면 누가 단독주택을 사고 팔겠는가"라며 "보유세 강화는 이해하더라도 거래세가 높아지면 단독주택은 시장에서 완전 외면받을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대지면적 2백42평짜리 한남동의 단독주택이 27억2천만원으로 감정된 이번 공시결과에 대해 "거래가 안되기 때문에 시세가 전혀 형성되지 않고 있는데 어떤 기준으로 이 가격을 매겼는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보광동 제일공인 관계자는 "일반 서민들이 사고 파는 단독주택의 경우 재개발 호재가 있어도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인데 이번 조치로 세금만 올라가게 됐다"면서 "진짜 부자들이 사는 50억~60억원대 고급 단독주택은 대부분 음성적으로 거래돼 세제개편의 영향을 받지 않는 실정이어서 형평성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강남구 청담동의 정림부동산 관계자는 "재작년 10·29대책 이후 단독주택은 매매는커녕 전세거래도 거의 못해봤다"면서 "정부가 세금장사로 손쉽게 돈을 벌려는 데만 골몰하고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고급 단독주택이 밀집해 있는 성북구 성북동의 태영부동산 관계자는 "고급주택의 경우 거래세가 올라가면 세금을 집값에 포함시키기 때문에 호가가 그만큼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하지만 매수·매도 호가차이로 거래가 더욱 위축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