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보험사인 메트라이프가 SK생명을 인수하기로 확정함에 따라 생명보험업계에서 외국계 회사들의 영향력이 크게 확대될 것으로보인다. 메트라이프의 SK생명 인수는 삼성자동차 채권단과 미국계 사모펀드인 뉴브리지사이에 삼성생명 지분매각 협상이 진행중이고 일부 국내사가 지분매각을 추진중인상황에서 생보업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을 불러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계 시장점유율 20% 육박 메트라이프의 SK생명 인수로 생보업계의 국내사와 외국사 숫자는 각각 11곳으로 같아지게 되며 외국계 회사의 시장점유율이 20%에 육박하게 된다. 13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말 기준 생보업계의 수입보험료 기준시장점유율은 삼성.대한.교보생명 등 `빅3'가 68.4%를 차지한 것을 포함해 국내사점유율이 83.1%에 달했고 외국계 회사의 점유율은 16.9%였다. 그러나 시장점유율 2.4%로 업계 9위권이었던 SK생명이 메트라이프에 인수될 경우 외국계 회사의 점유율은 19.3%로 늘어나고 국내사 점유율은 80.7%로 줄어든다. 외국계 회사들은 국내사들이 시장침체 국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최근 수년간 방카슈랑스 등 새로운 판매채널 위주의 공격적인 영업전략으로 시장을 공략해왔다. 실제로 외국 생보사들의 지난해 방카슈랑스 판매실적은 1조2천424억원으로 전체의 53.8%에 달했다. 메트라이프의 SK생명 인수로 외국계 회사들끼리의 경쟁도 격화되면서 생보업계에서 외국계의 비중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메트라이프 업계 5위사로 부상 SK생명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시장점유율이 2.4%로 23개 생보사중 9위이며 자산규모는 4조6천억원, 직원수는 1천100명에 달하는 중형사다. SK생명은 그러나 2004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난해 4월부터 12월말까지 수입보험료가 1조5천억원에 달하고 2004 회계연도 상반기(4~9월)에 444억원의 순이익을 낸견실한 회사다. 2002 회계연도와 2003 회계연도에도 각각 820억원과 593억원의 세전순이익을 기록했다. 메트라이프생명은 시장점유율이 1.9%로 11개 외국계 회사들중에서도 ING생명(4.6%)이나 알리안츠생명(3.9%), AIG생명(3.2%)에 뒤졌다. 자산규모 역시 2조1천억원으로 알리안츠(7조1천억원), ING생명(4조7천억원), 푸르덴셜생명(2조2천억원)등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 SK생명을 인수하면서 시장점유율이 4.3%로 높아져 ING생명과 업계 4위를 다투게 됐다. ◆생보업계 지각변동 이뤄지나 메트라이프의 SK생명 인수는 지난해 7월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뒤 7개월째 진행돼 왔다는 점에서 당장 업계에 미치는 파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최근 삼성자동차 채권단이 보유중인 삼성생명 지분 17.65%(353만주)를미국계 사모펀드인 뉴브리지에 매각하기 위한 협상이 진행중이고 또다른 국내사 1곳도 지분 일부의 매각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향후 생보업계의 구조조정과 인수.합병을 촉발하는 신호탄이 될 지 주목된다. 또 최근 외국계 은행의 시장점유율이 20%를 넘어선 가운데 보험업계의 외국계비중도 확대됨에 따라 국내 금융시장 전체에 외국계 열풍이 거세게 몰아닥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생보시장이 수년째 침체를 보이면서 국내사들이 설계사와 지점을 줄이는 등 긴축경영을 해온 반면, 외국계 회사들은 설계사를 늘리는 등 공격적인영업을 해왔다"면서 "방카슈랑스 확대시행을 앞둔 시점에서 SK생명이 메트라이프로넘어감에 따라 외국계의 공세가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의주기자 yej@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