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86)이 6일 장남 마가토 만델라가 에이즈로 사망했다고 공개적으로 밝혀 에이즈 퇴치운동가들과 정치인들로부터 찬사를 받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전체인구 4천500여만명중 500만명 가량이 에이즈를 앓고 있는 남아공에서 만델라 전 대통령이 사회지도층 인사로서 이처럼 자식의 사인이 에이즈라고 밝힘으로써에이즈 퇴치운동에 활기를 넣을 수 있다는 것. 만델라 전 대통령은 이날 요하네스버그의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자청, 올해 54세로 변호사겸 사업자로 활동해 온 장남 마가토가 에이즈 관련 합병증으로 같은 날 사망했다고 밝혔다. 친척들은 이날까지 마가토의 병명에 대해 함구해 왔다. 이에 대해 남아공에서 에이즈 퇴치에 앞장 서고 있는 단체인 '트리트먼트 액션캠페인(TAC)'의 자키 아치마트는 "고위층에서 에이즈 사망을 아직도 숨기고 있는 남아공에서 이같이 사인을 공개한 것은 지도자로서 좋은 본보기를 보였다"며 "TAC 회원들과 함께 만델라 전 대통령과 가족들에게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앞서 야당인 인카타자유당(IFP) 지도자인 망고수투 부테레지는 지난해 4월 53세된 아들이 에이즈 관련 합병증으로 사망했다고 밝혀 고위층의 '금기사항'을 깨뜨린바 있다. 무사 존디 IFP 사무총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성명을 내고 "우리는 만델라 전 대통령의 용기있는 행동을 높이 산다"며 "그의 결정이 쉬운 것이 아니란 점을 잘 알고있으며 만연하는 에이즈에 대해 침묵을 깨는 일은 올바른 일"이라고 칭찬했다. 만델라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을 떠난 이후부터 에이즈 예방 및 치료운동을 펼쳐왔으며, 지난해에는 국제적인 모금운동도 벌인 바 있다. 마가토는 만델라의 첫 부인 이블린에서 태어난 2남2녀 중 장남으로 지난달 요하네스버그 링크스필드 파크 클리닉에 입원했었다. 이블린이 낳은 2남 2녀 중 딸 1명은 돌이 되기 전에 사망했고 아들 한 명도 1969년 만델라가 옥중에 있을 때 교통사고로 사망, 이번에 숨진 마가토는 만델라의 장남이자 유일한 아들이며 2003년 폐렴으로 아내 존디를 잃고 혼자 살아왔다. 만델라는 이블린과 1955년 이혼한 후 위니, 그라사 마첼 등 두 여인과 결혼했고마첼과의 사이에 딸 둘을 뒀다.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yct94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