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은희(池銀姬) 여성부 장관은 4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가장 고마운 것은 투철한 인권의식"이라고 말했다. 지 장관은 이날 오후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기자들을 만나 "사회적 파장이 있는성매매방지법과 호주제 폐지 등은 국정 최고통치자의 신념 없이는 힘들다"며 "까다로워서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노 대통령을) 존경하고 좋아한다"고 밝혔다. 그는 "노 대통령은 소외된 자에 대한 마음 깊은 애정이 있고, 손해가 짐작되는데도 원칙을 지킨다"며 "많이 도와줬고, 여성부가 커진다는 것도 최고책임자의 의지가 아니면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참여정부의 초대 국무위원으로서 일할 수 있었다는 것은 굉장히 행운이고 삶에서 의미있는 일"이라며 "열심히 일한 만큼 휴식한 뒤 여성대중과 더불어하는 교육 등의 일을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호주제 폐지를 골자로 한 민법개정안과 관련해 "국회 법사위 소위에서 합의안을 만들었으니 걱정 안 한다"며 "여성의원 39명에 호주제 폐지를 촉구한 남성의원 153명을 더하면 이미 통과시키고도 남을 숫자"라고 확신했다. 그는 "책상에서가 아닌 현장을 접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며 "현장과거리를 둔 분석에서는 정확한 대안이 나오기 힘들다"고 조언했다. 앞서 지 장관은 정부청사 여성부 대회의실에서 이임식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고했지만 떠나는 순간이 되니 감회가 새롭고 아쉬움도 있다"며 "여성부가 없어서는 안될 부처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사회)운동하던 사람이라 해야 할 일은 많고 인원, 예산이 적다는 걸 알면서 욕심을 부렸다"며 "현장에서 문제를 찾고 치열함을 간직해달라"고 덧붙였다. 그는 직원 100여 명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정선 기자 jsk@yna.co.kr